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중재안에 합의해 의총에서 추인을 받은 지 사흘도 채 지나지 않아 후폭풍에 휩싸였다. 침묵을 지키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교통정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검수완박 중재안 합의에 대한 윤 당선인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윤 당선인은 일련의 과정을 국민이 우려하는 모습과 함께 잘 듣고 잘 지켜보고 있다"며 "취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취임 이후에 헌법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책임과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수완박 입법과 관련해서는 언급 자체를 하지 않던 것에서 한 발 더 구체화된 입장이지만, 중재안 합의에 당내 역풍이 강하게 불고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함의를 추측하기 어려운 설명이다.
윤 당선인의 의중과 관련해서는 당내에서도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소통령'이라 불릴 정도로 윤 당선인과 가까운 한동훈 법무부 후보자와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원내 관계자는 "중재안에 합의한 권 원내대표가 윤 당선인과 교감을 아예 안 했을리가 없는데, 한 후보자가 저렇게 나오니 무슨 상황인지 확실히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윤 당선인 측에서 '헌법가치 수호'를 거론한 것을 두고는 윤 당선인이 검수완박 중재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한동훈 후보자의 입장에 더 무게를 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로 이날 당내에서는 중재안에 문제를 제기하는 주장이 일제히 쏟아졌고 이준석 당대표는 다음 날 최고위원회에서 중재안 재검토를 천명했다.
때문에 윤 당선인이 이번 사안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며 교통정리를 해야 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회 파국 직전까지 갔던 사안에 대해 원내대표가 의총에서 설명하고 추인까지 받은 안을 뒤집어야 한다면, 거기엔 충분한 설명과 명분이 필요하다"며 "윤 당선인의 메시지가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