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24일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을 새 대통령 관저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지난 주말 외교장관 공관을 답사한 뒤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이 곳으로 관저가 변경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결정 뒤 김씨가 방문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새 관저를 리모델링하는 한 달 동안 윤 당선인은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용산의 새 대통령 집무실로 출퇴근할 것으로 보인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공관 이전과 관련해 TF 소속 실무진들이 굉장히 오랫동안 많은 대안을 놓고 고민했다"며 "기간과 보안 등 감안해 새로운 공관(외교장관 공관)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의 배우자 김씨의 방문 논란에 대해 "공관 사용을 결정하기로 한 다음에 방문한 것"이라며 "(결정 전에) 먼저 방문해서 (관저 결정을) 변경했다는 것은 오보다. 바로 잡아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도 이날 오전 통의동 인수위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관이 확정되기 전에 김씨가 방문했냐'는 질문에 "외교장관 공관을 관저로 사용하는 건 많은 참모들이 얘기를 한 것"이라며 "그렇게 기사가 나가면 안 된다"고 했다.
새 관저로 외교장관 공관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나오기 전인 지난 17일쯤 김씨가 한남동 공관들을 둘러봤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윤 당선인 측은 내부 결정 이후 김씨의 방문이 이뤄진 것이라며, 해당 방문이 관저 결정에 미친 영향은 없다는 취지다.
외교장관 공관은 윤 당선인 취임 이후에도 일정 기간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10일 취임 이후 윤 당선인은 약 한 달 동안 서초동 자택에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을 오가며 업무를 수행할 전망이다. 경호가 이뤄지는 출퇴근 시간 동선과 관련해, 교통흐름이 가장 적은 시간 대에 반포대교를 활용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한편 윤 당선인 측이 한일관계 개선 등을 목표로 구성한 한일정책협의단은 이날 오전 일본으로 출국해 오는 28일까지 일정을 소화한다. 배 대변인은 "정책협의단은 첫 일정을 의인 고(故) 이수현씨를 기리는 것으로 시작한다"며 "협의단은 대북정책과 한일관계 등을 협의하고 일본 외무성을 비롯해 행정부, 국회, 재계, 언론계 등 면담을 차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이날 발표할 것으로 보였던 대통령실 직제와 인선 발표는 미뤄졌다. 배 대변인은 "유능한 대통령실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그 기일을 지금 언제라고 못 박아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오늘 발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장 비서실장도 기자들과 만나 "수석비서관과 비서관, 비서 등 검증 인력을 갖고 굉장히 트래픽이 많다"며 "(인수위 활동 기간이) 2주 남아있기 때문에 그렇게 급하게 추진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