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4일 "정부교체기이지만, 경제를 정치적 관점으로 평가하는 것은 다음 정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이날 SNS에 올린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라는 글에서 "지나친 성과의 폄훼나 객관적이지 않은 평가는 미래를 위해 매우 위험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현 정부의 경제성적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내놓은 가운데 이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둔 반박으로 풀이된다.
박 수석은 "최근 언론에 보도되는 정치권의 경제 평가는 한마디로 '폭망'이다. '경제는 엉망, 나라는 빚더미, 새 정부는 폐허 위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말을 자꾸 듣다 보면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국민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 주체'로서의 국민을 경제 현실로부터 고립시킬 위험이 매우 크다"며 "'경제 주체'의 한 축인 국민을 고립시키고 경제가 잘될 수 없음은 상식이고 다음 정부의 자충수가 될 수 있음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안철수 위원장은 지난 11일 인수위 전체회의에서 "경제는 엉망이고 나라는 빚더미이고 국민은 허리가 휘는 상황, 이것이 새 정부가 현 정부에게서 물려받은 성적표라는 것을 국민에게 말씀 드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위원장은 또 "부동산, 코로나19 대책, 경제, 국가 재정 모두 사실상 우리는 폐허에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었다.
박 수석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지난 1월 3.0%에서 지난 20일 2.5%로 0.5%포인트 하향한 점을 언급하면서 "이는 세계 주요국들의 하향조정치와 비교할 때 '선방'하고 있거나 '안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IMF는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4%에서 3.6%로 0.8%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각국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폭은 미국 0.3%포인트, 프랑스 0.6%포인트, 일본 0.9%포인트, 영국 1.0%포인트, 독일 1.7%포인트 등이다.
박 수석은 또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가장 빠른 성장세를 지속하며 세계 10위 경제대국으로 위상을 굳건히 했다"며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 3만 5천달러를 달성했고, 무역액과 수출액이 최대·최고치를 기록한 점 등 긍정적인 경제 지표를 내세웠다.
박 수석은 "정부 교체기에 현 정부보다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신정부의 비전과 노력을 기대하고 응원한다"면서도 "현재에 발을 디디지 않은 미래는 있을 수 없다. 더 나은 미래는 현재에 대한 냉철하고 합리적인 진단에서 설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의 정치화'를 단호히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