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부터 극장·고속버스서 취식 허용…마트 시식도 가능

영화관 매 상영마다 환기, 고척돔 '실외 준하는' 공기질 유지
KTX 등 교통수단 내에선 간단한 식·음료 위주로 신속히 섭취
밀집도 높고 입석으로 안전위험 따르는 시내·마을버스는 금지
오는 30일~내달 22일 요양병원·시설 '접촉 면회' 3주간 허용
3~90일 이내 격리해제·접종완료자여야…환자는 4차접종자만

연합뉴스

다음 주부터 극장·실내 스포츠경기관람장·종교시설 등 대다수 실내 다중이용시설과 대중교통에서 음식물을 섭취할 수 있게 된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금지됐던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의 시식·시음도 가능해진다.
 
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오는 25일 0시를 기해 △영화관·공연장 △실내 스포츠관람장 △상점·마트·백화점 △종교시설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취식을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간 마스크를 벗어야만 하는 취식 행위의 특성을 고려해 물, 무알콜 음료 외 음식 섭취를 일체 금지해왔다.
 
앞서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영업제한·사적모임 규제 등 거리두기 조치를 전면 해제하면서 1주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다중시설 내 취식도 풀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중대본은 방역 상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주요시설 별로 관련업계·단체 등과 협의해 자체 수칙을 마련했다.
 
먼저 영화관과 실내스포츠관람장은 상영 또는 경기 회차마다 환기를 실시하고, 매점의 방역실태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특히 프로야구 팬들의 '치맥' 요구가 많았던 서울 고척스카이돔은 공조시스템을 통해 '실외에 준하는' 공기질을 유지하며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해당 시설들은 '식음료 섭취 시 외 상시 마스크 착용' 등 이용자들이 준수해야 할 방역수칙을 게시·안내하는 한편 관련 홍보물을 송출하는 등 자발적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철도와 국내선 항공기, 시외·고속·전세버스 등의 교통수단에서도 음식물 섭취가 가능하다.
 
승객들은 '간단한 식·음료' 위주로 가능한 신속히 섭취해야 한다. KTX의 경우, 1회 4.5분 등 주기적인 환기를 실시해 기내 공기정화를 강화할 예정이다.
 
다만, 인구 밀집도가 높고 입석 등이 많아 안전관리 필요성이 높은 시내·마을버스는 실내 취식금지 지침을 이어간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이미 음식물 반입 등을 제한하는 지자체가 많았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박향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 연합뉴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박향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버스 같은 경우에는 음식물을 (손에) 들고 있다가 급정거를 한다든지 등의 부분을 고민했다"며 "감염 위험에 대한 안전성도 감안을 했지만, 그런 차량 자체가 갖고 있는 안전성 문제를 더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시설의 시식·시음도 부활한다.
 
정부는 이 시설들 내 '취식 특별관리구역'을 지정·운영하면서 시식·시음 코너 사이 3m, 취식 중 사람 간 1m 이상의 간격을 유지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시간당 한 번씩 안내방송을 내보내는 등 수칙 준수도 독려할 계획이다.
 
박 반장은 "앞으로 실내 취식이 허용돼 마스크를 벗게 되면, 침방울 배출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며 "음식을 드시는 동안에는 대화라든지 이동을 자제해 주시고, 음식을 드시는 시간 이외엔 가급적 마스크를 착용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요청했다.
 
이번 조치로 감염 위험성은 높아진 반면 예방을 위한 노력은 전적으로 개인에게 맡겨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각 시설별로 다양한 위험요인들을 최대한 낮출 수 있는 방안들을 시설 운영자, 우리 정부에서도 강화하고 함께 고민하고 있다"며 "당연히 시설을 이용하시는 우리 국민들께서도 주의를 하셔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환기 등의 문제는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같이 명심하고, 시설관리자와 정부, 국민들이 다 함께 노력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원 춘천시의 한 요양원에서 입소 어르신이 면회 온 딸과 사위의 손을 잡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공
한편, 정부는 '가정의 달'인 5월이 다가옴에 따라 오는 30일부터 내달 22일까지 요양병원·시설의 접촉 면회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요양원 등은 기저질환을 보유한 고령층이 많아 방역당국이 최우선으로 관리해온 고위험시설이다.
 
집단발병 가능성이 상존하고 감염 시 중증 위험이 높은 만큼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비(非)접촉' 대면면회만을 허용해 왔지만, 최근의 유행 감소세, 어르신들과 가족들의 요구 증가를 반영한 조치다.
 
입원환자·입소자와 면회객 모두 △코로나19 예방접종 기준을 충족한 자 △접종력과 무관하게 최근 확진된 후 사흘~90일 이내 격리해제된 완치자만 면회가 가능하다.
 
아직 확진이력이 없는 미확진자는 18세 이상 성인의 경우, 입소자 등은 '4차접종'을 마쳐야 하고, 면회객 역시 3차 이상 접종자여야 한다. 조부모 등을 방문하려는 17세 이하는 2차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기 확진자는 양측 다 기본접종인 2차까지만 맞으면 된다.
 
면회 전에는 발열 체크, 손 소독은 물론 '48시간 이내'에 PCR(유전자 증폭) 검사 또는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음성임을 확인받아야 한다. 다만, 정부는 사전검사가 부득이 어려운 경우, 면회객이 자가검사키트를 지참해 현장에서 확인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확진된 지 45일을 넘기지 않았다면 PCR과 신속검사가 면제된다.
 
면회는 인원 분산을 위해 사전예약으로 운영되며, 입원환자·입소자 1명당 면회객은 최대 4명으로 제한된다. 면회 시 음식물이나 음료 섭취는 금지되고, 면회 후에는 면회공간을 소독하고 환기해야 한다.
 
중수본 이선주 요양시설대응팀장은 "면회객 중 의사 소견에 따라 백신 접종이 어려운 경우에는 음성이 나오셔도 (면회가) 불가능하다"며 "아마 이런 경우는 조금 더 취약하신 질병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감염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