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 따르면 노르마 토레스 그린피스 국제본부 사무총장은 지구의날인 22일 윤 당선인 측에 기후리더십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A4용지 두장 분량의 서한은 영문으로 작성됐다.
토레스 사무총장은 서한에서 "UN IPCC 과학자들은 우리가 2030년까지 과감하고 빠르게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면, 되돌릴 수 없는 기후재앙을 여전히 피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즉 당선인의 임기가 골든 타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화석연료 연소에 의해 연간 세계에서 9번째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2020년 한국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북유럽 5개국과 네덜란드와 영국이 배출한 총량에 유사할 정도로 많았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말 유엔에 제출된 대한민국의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국제사회의 1.5도 목표를 달성하는데 요구되는 대한민국의 책임과 역할에 비해 매우 불충분한 목표"라며 "최소 50% 이상의 감축을 목표로 해야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2018년 대비 40%다. 다만 2018년의 '총배출량'의 40%를 2030년 '순배출량'으로 맞춘다는 것이어서 '총배출량'끼리 비교하면 약 36%에 그친다.
토레스 사무총장은 또 "한국에는 여전히 4기의 대형 석탄화력발전소가 건설 중이다.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2030년 이전 석탄화력발전소를 퇴출해야만 한다"면서 "원자력발전을 대체하기 위한 재생에너지의 확대는 훨씬 더 야심차게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원전 확대 정책의 타당성과 안전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토레스 사무총장은 "과연 원자력발전이 지구온난화 1.5도 제한이라는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충분히 안전하고, 빠르고, 경제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지에 대해 다시 검토해보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미 전세계에서 영토 대비 원전 밀집도가 가장 높은 상황에서 원전 추가 건설이 대한민국 국민이 원하는 방향일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특히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핵폐기물 문제를 고려하면 당선인의 원전 중심 탈탄소화 계획이 현명한 선택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토레스 사무총장은 탈탄소 산업구조 전환 과정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정의로운 전환'의 실현도 당부하면서, 윤 당선인의 임기가 한국의 위상을 가름할 분수령이라고 지적하며 글을 맺었다.
그는 "당선인의 임기인 2022년부터 2027년은 대한민국이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자신의 책임에 부합하는 역할로 기후 재앙을 막는데 기여할 것인지, 무책임한 기후 악당으로 남을 것인지를 결정하게 될 시간"이라며 "한국의 탈탄소화를 위한 당선인의 리더십은 5200만 대한민국 국민을 포함한 79억 세계 인류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