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최준용은 주춤했지만…SK 김선형이 보여준 클래스

김선형. KBL 제공
SK 전희철 감독은 지난 6일 정규리그 시상식이 끝난 뒤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SK는 최준용이 MVP, 자밀 워니가 외국 선수 MVP를 휩쓸었다. 하지만 시상식에 김선형의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전희철 감독은 "김선형도 MVP 후보였는데 5라운드 부상으로 밀렸다. 베스트 5에도 선발이 안 됐다. MVP 집안 싸움 이야기도 나왔는데 마음 한쪽 구석이 허전하다"고 말했다.

최준용의 MVP에는 이견이 없다. 평균 16점 5.8리바운드 3.5어시스트로 최고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김선형의 활약도 눈부셨다. 김선형은 평균 13.3점 5.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스포트라이트는 최준용에게 쏠렸지만, MVP급 활약이었다. 무엇보다 클러치 상황에서 늘 SK를 구했던 김선형이었다.

MVP로 맞이하는 첫 플레이오프인 탓일까. 최준용은 다소 급했다. 7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무리한 공격을 종종 펼쳤다. 필드골 성공률이 29%(9개 중 2개 성공)에 그쳤다.

하지만 김선형이 에이스의 클래스를 보여줬다. 큰 무대에서 더 빛났다.

SK는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홈 경기에서 오리온을 101대83으로 완파했다. 역대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경우는 48번 중 38번이다.

객관적인 전력은 분명 정규리그 1위 SK의 우위.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5승1패로 앞섰다.

다만 정규리그 종료 후 2주 휴식이 걸림돌이었다. 전희철 감독도 "2주 동안 경기가 없었다. 1쿼터에 리듬을 잡아야 한다. 관건은 1쿼터다. 분위기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쿼터 분위기는 괜찮았다. 워니가 골밑을 장악하면서 26대19로 앞섰다. 하지만 2쿼터 연이은 실책에 역전까지 허용했다. 28대21에서 연거푸 속공을 허용하는 등 연속 8점을 내줬다. 30대29로 다시 앞선 뒤에는 이정현에게 연속 3점포를 헌납했다. 스코어는 30대35.

흐름이 오리온으로 넘어가는 순간 김선형이 해결사로 나섰다. 안영준의 3점포로 33대35로 추격한 상황. 김선형의 득점이 살아났다. 3점 2개와 2점 2개를 성공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김선형의 2쿼터 득점만 14점. SK도 54대49로 2쿼터를 마쳤다.

3쿼터에서도 김선형이 날았다. SK의 수비 리바운드 후 누구보다 빨리 오리온 코트로 달렸다. 김선형의 질주와 함께 SK의 장점인 속공이 살아났고, 점수 차가 확 벌어졌다. 워니의 골밑 폭격이 더해지면서 75대56까지 달아났다.

김선형은 20점과 함께 3쿼터 후 조기 퇴근했다. 워니(30점 9리바운드)도, 최준용도 마찬가지. 그럼에도 SK는 흐름을 뺏기지 않고 18점 차 대승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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