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듀오에서 솔로 아티스트가 된 볼빨간사춘기가 6개월 만에 새로운 앨범으로 돌아왔다.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였던 전작 '버터플라이 이펙트'(Butterfly Effect)와는 사뭇 다른, 봄 내음이 물씬 풍기는 이번 앨범의 이름은 '서울'(Seoul)이다. 볼빨간사춘기 안지영이 전 곡 작사·작곡에 참여해 한 편의 동화 같은 결과물을 만들었다.
20일 오후, 볼빨간사춘기의 새 미니앨범 '서울' 발매 온라인 쇼케이스가 MC 박슬기의 진행으로 열렸다. 안지영은 '서울'이란 앨범명에 관해 "저의 서울은 뭔가 열정 넘치기도 했고 사랑도 많이 받았고 한편으론 많이 아파했던 많은 감정이 들어있다. 그 감정으로 만들어진 볼빨간사춘기만의 서울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이름을 그렇게 짓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안지영이 추억하는, 그에게 새겨진 '서울'이라는 도시를 음악으로 풀어낸 앨범에는 긴 소개 글이 붙었다. 일기처럼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애정이 담뿍 담긴 소개 글은 '서울'이라는 앨범과 수록곡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타이틀곡은 두 번째 트랙인 '서울'이다. 미디엄 템포에 플럭 신스와 뮤트 기타로 시작되는 '서울'은 베이스 기타의 8비트 연주와 일렉 기타의 펑키한 리듬 조합이 만들어낸 후렴구의 시원한 사운드가 감상 포인트이다. 봄과 초여름의 설렘이 잘 표현되었다.
안지영은 "서울은 사실 저에게는 굉장히 꿈의 도시였다. 스무살 때 대학을 서울로 오면서 음악 관련된 과를 다니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음악 하는 친구들이 많아지더라. 그때 서울에서 그렸던 우리의 꿈, 각자 음악을 사랑했던 모습들을 떠올리면서 쓴 곡이다. 그 서울이 얼마나 아름다운 서울인지를 이 곡을 통해 알려드리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3번 트랙 '아름다운 건'은 안지영이 꼽은 가장 동화 같은 노래다. 그는 "우리를 아름답게 하는 건 뭘까 생각하다가, 사랑을 찾아 헤매는 우리 모습을 한 번 동화처럼 그려보자 했다. 가볍게 들을 수 있는 곡"이라고 전했다.
마지막 트랙 '별'은 안지영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이번 앨범 수록곡 중 가장 먼저 쓴 곡이고, 그만큼 오래된 곡이다. 그는 "아팠을 때 감정이 고스란히 담긴 곡이다. 삶에 지친 분들께 제가 대단한 위로를 드리진 못하지만 이 지친 마음을 헤아려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곡을 썼다"라고 밝혔다.
'가사를 이렇게 써도 되나?' 싶을 정도로 힘들었던 때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노래다. 안지영은 "쉬다가 용기 내서 편하게 곡을 써 보자 해서 시작한 곡이었다. 그 뒤에 차근차근 (다른) 곡을 쓰기 시작했다. 그만큼 다른 것들을 할 수 있게 해 준 곡이어서 애정이 가고, 신경 쓸 것 없이 너무 편하게 쓴 곡"이라고 부연했다.
반면 가장 까다로웠던 곡은 '러브 스토리'다. 안지영은 "벌스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후렴구 욕심이 생기더라. 이 욕심이 너무 과해서 가사며 멜로디며 심지어 키까지 바꿔서 시도를 많이 했던 곡이다. 그 시도만큼 결국 좋은 곡이 나와서 기분 좋다"라고 말했다.
하고 싶은 음악을 열심히 했지만 마음 한켠에 불안함이 많았다. 오랜 시간 쉬면서 마음가짐이 조금 달라졌다. 맘 편히 노래를 쓰고 싶어졌다. 안지영은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많은 사람과 따뜻한 봄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러면서 밝은 곡을 쓰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다양하게 색이 진한" 음악으로 발전하고 싶다는 볼빨간사춘기의 새 미니앨범 '서울'은 오늘(20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발매됐다. 오는 5월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 동안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