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전직 장관급 인사들을 대거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이낙연,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전직 국무위원들과 대통령 자문기구 및 대통령 소속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두고 정국이 시끄러운 와중에 문 대통령이 전직 국무위원들을 대거 청와대로 부르면서 시선이 집중됐다.
다만, 격려 차원의 오찬이라 검수완박 등 민감한 현안 관련 얘기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에서는 주로, 정부가 외교·방역·경제·문화 등에서 성공한 정부였다는 자찬이 이어졌다.
그런데 퇴임 후 계획에 대해 문 대통령이 말미에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문 대통령은 "퇴임 후 계획을 하지 않는 것이 계획이다"며 "잊혀진 삶을 살겠다고 했는데, 은둔 생활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현실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보통 시민으로 살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가까이에 있는 통도사에도 가고, 영남 알프스 등산을 하며, 텃밭을 가꾸고, 개 고양이 닭을 키우며 살 것이다. 자연스럽게 오가며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잊혀진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뜻의 의미를 '은둔'이 아닌 '자연스러운 삶'으로 수정한 것. 퇴임 후에도 활발한 개인활동을 하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전략공천 설이 돌고 있는 이낙연 전 총리도 오랜만에 문 대통령을 만났다. 이 전 총리는 "지난 5년은 도약과 성숙의 역사"였다며 "문재인 정부의 성취는 앞으로 계승, 발전시키고 미완의 과제는 개선하고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우리 정부는 시간이 흐를수록 빛나는 정부가 될 것"이라며 "새 정부 출범 후 원내 1당인 야당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민을 섬기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