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20일 봄을 맞아 강렬한 무지개 색깔을 지닌 여행지 7곳을 소개했다.
최근 강력할 색채감을 자랑하는 자연 풍광의 경남 관광지가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알려지면서 경남을 찾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한 7곳은 무지개 색깔을 주제로 화려하고 강렬한 색깔의 자연 풍광을 즐기며 힐링할 수 있는 감성 관광지로 꼽힌다.
빨강 '붉음의 향연, 함안 악양둑방길과 노을 그리고 낙화놀이'
탁 트인 드넓은 둔치와 유유히 흐르는 남강, 모래사장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둑방길에는 양귀비·튤립·수레국화·안개초 등 아름답고 다채로운 빛깔의 봄꽃들이 활짝 피었다.
울창한 갯버들 숲과 새벽녘 피어나는 물안개, 해질녘 노을이 어우러져 낭만과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악양둑방의 꽃길과 석양은 함안 9경 중의 하나다.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에는 무진정에서 열리는 함안 낙화놀이(경남무형문화제 제33호)를 체험할 수 있다. 액운을 태워 없애고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낙화놀이는 연등과 연등 사이에 참나무 숯가루로 만든 낙화를 매달아 이 낙화에 불을 붙여 꽃가루처럼 물 위에 날리는 불꽃놀이다.
잔잔하게 떨어지다가 바람이 불면 우수수 떨어지거나 하늘을 날기도 해 마치 반짝이는 불꽃비가 내리는 듯한 황홀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빨강의 열정은 바로 함안이다.
주황 '그리움이 깊어지는 곳, 사천 대포항 노을 포토존과 무지갯빛 해안도로'
약 200m 길이의 대포항 방파제 끝에 가면 최병수 작가가 만든 6m 높이의 거대한 여인 얼굴 조형물인 '그리움이 물들면'이라는 이름의 포토존을 만날 수 있다. 낮에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찍어도 멋진 사진이 나오지만, 해 질 무렵의 노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색다른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명소로 손꼽힌다.
대포마을을 나와 사천시 용현면까지 무지갯빛 해안도로가 이어진다. 6.2km에 달하는 해안도로변의 방호벽이 알록달록한 무지개 색깔 옷을 입고 있어 주황빛 노을과 어우러져 가슴 설레는 장관을 연출한다.
드라이브는 물론 자전거, 하이킹, 가족과 연인들이 이야기꽃을 피우며 걷기 좋은 곳이다. 낮에는 푸른 하늘과 바다와 함께, 저녁에는 붉은 노을에 물든 풍경이 함께 해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움이 더욱 깊어지게 만드는 곳이다.
노랑 '봄의 생기발랄함, 거제 학동 내촐 유채꽃밭과 케이블카'
국내에 수많은 유채꽃밭이 있지만, 푸르른 바다를 배경으로 눈부시도록 화사한 유채꽃밭에서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곳은 흔치 않다. 거제의 관광 명소인 학동진주몽돌해수욕장에서 바람의 언덕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내촐 유채꽃밭은 바닷가 쪽으로 완만하게 경사진 땅에 계단식 논처럼 조성돼 노란 유채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짙은 파랑의 바다와 샛노란 유채가 어우러진 풍경은 상춘객들의 마음에 봄의 생기를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유채꽃밭 안에 있는 부부송 나무는 포토존으로 각광받고 있고, 해안가를 따라 걷다 보면 즐비한 노송들을 만날 수 있다.
동부면 자연휴양림에는 1.56km 구간의 거제 파노라마케이블카가 개통돼 유채꽃밭의 생기발랄함과 함께 흥미진진한 체험거리를 선사한다. 거제 학동고개에서 노자산 정상을 연결하고 있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노자산 전경과 탁 트인 다도해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초록 '싱그러움의 끝판왕, 푸른 물결이 파도치는 김해 청보리밭'
김해시 칠산서부동에 있는 조만강 생태공원의 사용하지 않는 부지가 청보리밭으로 변신했다. 아직 여물지 않은 푸른 보리란 뜻의 청보리는 봄볕 좋은 날 햇볕이 내리쬐고 바람이 불면 마치 파도가 일렁이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해 가을에 심어 이듬해 초여름 수확하는 청보리는 관광객에게 싱그러운 절경을 선사하고 난 후 수확된 보리를 모두 소외 계층을 위해 기부한다. 보릿대는 축산 농가에 소먹이로 제공해 관광의 선순환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김해 청보리밭에는 하트 액자로 만들어진 포토존을 비롯해 자전거와 가야를 대표하는 기마인물상 등의 대형 조형물도 있어 초록 물결의 청보리밭과 어우러져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파랑 '젊음과 생동감이 가득한 곳, 남해 설리스카이워크와 스윙그네'
남해군 미조면에 있는 설리스카이워크는 송정솔바람해변에서 1km 남쪽에 떨어져 있는 설리마을에 자리잡고 있는 전망대이다. 전국에서 가장 긴 43m의 캔틸레버 구조물을 자랑하는 이 스카이워크는 끝부분의 하단이 유리로 되어 있어 아찔한 해안 절벽에서 내려다보는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바다를 향하는 그네인 '스윙그네'는 인도네시아 발리의 명물인 '발리섬의 그네'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높이 38m의 스카이워크 끝 지점에서 즐기는 그네이기 때문에 발밑에는 깊은 바다가, 눈앞에는 높은 하늘을 맞닿고 있어 극강의 아찔함과 최대의 스릴감을 만끽할 수 있다.
그네를 타고 먼바다 쪽으로 밀려갈 때면 온 사방이 파랑으로 채워져 마치 하늘을 날고 있는 착각에 빠져 잠시나마 세상의 모든 번뇌를 내려놓고 펄떡이는 생동감을 다시 채워 넣을 수 있다.
남색 '신비한 은하수가 반짝, 고성 솔섬 은하수 야경'
솔섬은 고성군 하일면 자란만에 위치한 섬이다. 나무데크길을 따라 해안을 산책하는 데에 1시간이 걸리지 않은 작은 섬이다. 섬 전체를 뒤덮고 있는 수많은 연분홍 진달래꽃이 길을 안내해 준다. 솔섬과 이어진 장여도는 밀물에는 솔섬과 떨어졌다가 썰물에 다시 솔섬과 이어지는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시간을 잘 맞추면 바닷길을 걷는 이색적인 체험도 가능하다.
밤이 되면 솔섬은 낮의 분홍빛을 완전히 벗고 남색의 깊은 정취를 품고 있는 야경을 지닌 새로운 섬으로 탈바꿈한다. 은하수가 수놓은 아름다운 밤하늘 덕분이다. 운이 좋으면 떨어지는 별똥별에 소원을 빌어볼 수도 있다.
3월부터 은하수가 보이기 시작해 4월부터 본격적 은하수 시즌이 시작된다. 최근 들어 은하수 사진을 즐겨 찍는 사람들에게 솔섬이 은하수 사진촬영 명소로 입소문이 나면서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은하수를 잘 보기 위해서는 지상에서 올라오는 광해가 적고, 달이 없거나 밝지 않아야 하므로 날씨와 달의 위상, 하늘의 구름 등을 잘 고려해 날을 잡아야 한다.
보라 '꽃창포가 가득, 경상남도 제1호 지방정원 거창 창포원'
거창군 남상면 합천댐 상류 지역에 자리 잡은 거창 창포원은 황강의 아름다운 수변 경관과 생태자원을 활용한 생태공원이다. 2011년부터 조성을 시작해 완성하는 데에만 7년이 걸렸다. 10ha 이상의 면적에 녹지가 40%를 넘어야 하는 등의 까다로운 지방정원 등록조건을 충족해 지난해 경상남도 최초의 지방정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꽃창포는 자태가 곱고 매운 아름다운 꽃으로 경관 조성은 물론 수질을 정화하는 실용성을 동시에 겸비한 친환경 꽃이다. 매년 4~6월이면 흐드러지게 핀 보라색 꽃창포와 노란 꽃창포가 선명한 색의 대비를 이룬다. 알록달록한 색깔의 튤립 등 다채로운 종류의 넓은 꽃밭에서 산뜻한 봄바람을 맞으며 힐링할 수 있다.
보라색이 고귀함, 우아함, 화려함, 치유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랏빛을 뽐내는 창포원에서 정원을 거닐다 보면 누구든 보라색의 상징성에 흠뻑 취할 수 있다. 걸으면서 창포원을 만끽하는 것도 좋지만 워낙 큰 규모의 정원이라 자전거를 빌려 살랑바람을 맞고 달리며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경남도 심상철 관광진흥과장은 "경남에는 다채로운 색상으로 표현되는 새로운 관광지가 많이 생기고 있다"라며 "이곳들이 경남을 찾는 관광객들의 감성을 채워주는 포근한 휴식처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