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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파고들기]'거리 두기 끝'…달라질 콘서트 풍경은? <계속> |
"4월 15일 발표된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조치에 따라, 미판매된 가변석을 추가 오픈합니다."
19일 기준 인터파크·예스24·멜론·티켓링크 등 각종 공연 예매 사이트 티켓 오픈 공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문구다. 코로나 시국 '사회적 거리 두기'의 일환으로 의무화됐던 수용 인원 제한, 좌석별 띄어 앉기가 사라짐에 따라 더 많은 관객이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2월부터 2년 가까이 여러 제약 속에 공연을 이어온 대중음악업계가 '산업 고사 위기'를 우려하며 요청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관객 수 제한 해지'였다. 대면 공연이 열리더라도 절대적인 관객 수가 적은 상황에서는 단순히 그 공연의 매출 감소에 그치는 게 아니라, △폐업·휴업 증가 △유관 산업으로까지 피해 확대 △전문 인력 유출 △장비·시설 노후화·감가상각 △창작 기회 감소 등 연쇄효과가 나타난다는 게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음공협)의 설명이었다.
그동안 처벌의 대상이었던 '함성'과 '떼창'은 자제해야 하는 권고 사항으로 바뀌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5일 브리핑에서 "함성 응원은 생활방역 수칙에서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고 있다"라며 "위반하면 처벌받는 강제 수칙이었다면, 이제는 자율적으로 준수하는 권고 수칙으로 변경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25일부터는 고척 스카이돔과 같은 실내 경기장에서도 음식물을 먹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현행 기준이 유지된다. 집회·공연·행사 등 다중이 모이는 경우에도, 마스크 착용은 의무사항이다.
관객 수 제한 사라지고, 함성과 떼창도 처벌 대상에서 제외
업계 움직임은 기민하다. 가수들의 콘서트뿐 아니라 뷰티풀 민트 라이프·서울 파크뮤직 페스티벌·서울 재즈 페스티벌·워터밤 등 다채로운 음악 페스티벌 개최 예고가 잇따르고 있다. 전반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 속에서, 특히 함성 응원이 자제 권고 사항으로 완화된 것을 가장 반겼다.대면 콘서트의 백미인 '현장감'은 가수와 팬이 같은 장소에서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그동안은 함성과 떼창이 금지돼 다양한 대체 응원이 쏟아졌다. 소고·캐스터네츠·클래퍼 등 도구를 이용하는가 하면, 박수와 발 구르기 등으로 소통하거나, 스케치북을 통해 응원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이었다. 새로운 공연 문화를 열었다는 긍정적인 평도 있었지만, 코로나 이전 시도된 자유로운 응원에는 못 미친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소속사 관계자 B씨는 "2020년 이후에 데뷔한 가수들은 (공연장에서) 팬들의 육성을 듣는 경험을 아예 못 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가수들은 팬들이 아무 소리도 낼 수 없다는 것을 아쉬워했고, 팬들도 공연 중 의사 표현을 못해 답답했을 것이다. 관객들이 감내한 시간이 길었던 게 사실"이라며 "함성이 허용된다면, 그게 이번 조처의 가장 큰 의의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또 다른 가요 관계자 C씨는 "오프라인 공연을 하더라도 함성 제한으로 분위기 자체가 예전보다 재미가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이제는 예전의 분위기를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수익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C씨는 "아무리 큰 공연장을 잡아도 인원 제한이 있어서 대관비를 포함해 여러 비용을 제하면 남는 게 없는 공연이 대다수였는데, 이제는 그런 제한이 없어졌으니 수익 면에서 나아질 거라고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문체부 자료를 받아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실이 올해 2월 공개한 대중음악 콘서트 승인 내역(2021년 9월~2022년 2월) 149건을 보면 회당 1천 명대가 65건으로 43.6%에 달했고, 회당 관객수 1천 명 미만 공연은 37건으로 24.8%였다. 3천 명 이상 관객을 모은 대형 공연은 18건으로 12.0%에 그쳤다. 올해 3월 열린 방탄소년단의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이 회당 1만 5천 관객을 모아 코로나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진 공연이었다.
현장 혼란 방지 위해 명확한 기준 제시 요구 목소리도 나와
관계자 B씨는 "발표된 내용으로만 본다면 코로나 이전처럼 공연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전에도 조항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랐다. 예를 들어 '함성 자제를 권고한다'고 하면, 어느 수준까지 허용되는지 더 명확한 기준과 체계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 체계를 실현하고 현장을 관리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 점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파고들기'는 CBS노컷뉴스 문화·연예 기자들이 이슈 깊숙한 곳까지 취재한 결과물을 펼치는 코너입니다. 간단명료한 코너명에는 기교나 구실 없이 바르고 곧게 파고들 의지와 용기를 담았습니다. 독자들 가슴속 깊이 스며드는 통찰을 길어 올리겠습니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