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권영세 주중대사 시절 가족법인 中사업 무산 대가 200억 수령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수위사진기자단
▶ 글 싣는 순서
① [단독]권영세 주중대사 시절 가족법인 中사업 무산 대가 200억 수령
② [단독]권영세 일가 中커피 사업 전주는 대한방직…잇따른 의혹들
(계속)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013~2015년 주중대사로 재직 당시 자신의 형제가 대주주이자 운영했던 법인이 중국 커피 사업을 포기하는 과정에서 약 200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권 후보자의 형제는 이 사업에 약 17억원 정도를 투자했다. 이후 사업 철수 당시 권씨 형제 법인의 지분율을 통해 추산해보면 이들이 중국 사업을 포기하면서 받은 200여억원 중 160억원 가까운 돈을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

권 후보자는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면서 윤석열 당선인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19일 CBS노컷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권 후보자의 형 A씨와 동생 B씨는 2011년 우리나라에 TNPI를 설립한 뒤 이듬해 2월 홍콩에 TNPI HK을 설립한다.

설립자는 권 후보자의 형 A씨 그리고 선임이사는 동생 B씨다. A씨는 한국IBM 사장 비서실장을, B씨는 템플턴자산운용·우리자산운용 경영전략 담당 부사장을 각각 지냈던 인물인 것으로 전해진다.

2012년 5월 15일 TNPI HK은 미국 커피빈 본사(International Coffee & Tea, LLC)로부터 중국 사업권(상해 및 일부 지역 제외)을 취득하게 됐다. 그리고 같은 해 9월 홍콩 사업권과 이듬해 5월 상해 사업권을 각각 얻어가며 사업을 확장해간다.

TNPI HK은 사업권을 취득하면서 커피빈 본사와 △2013년 5월 15일까지 중국 내 30개 신규 매장을 개점 △2012년 5월 15일까지 계약상의 의무 이행에 대한 담보로 커피빈 본사에 50만달러 신용장 교부 △2012년 11월 15일까지 커피빈 본사에 750만달러 신용장 교부(5년 내 10년간 예정된 매장개설에 따른 수수료의 2차 할부금 750만달러 지급 의무를 위한 담보) 등을 골자로 한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2013년 9월 13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사모펀드(PEF)를 활용해 미국 커피빈 본사를 인수하면서 상황 변화가 생겼다.

사모펀드를 통해 인수된 지 10일 만에 미국 커피빈 본사는 TNPI HK에 계약 해지를 통지한다. TNPI HK 측이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중국 내 매장을 2개밖에 개설하지 않은 데다가, 2013년 2월까지 750만달러 신용장을 전달하지 않는 등 계약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가 됐다. TNPI HK는 사업 중간 자금난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지된 중국 커피빈 사업권은 국내기업인 이랜드에 돌아갔다.

그러자 TNPI HK 측은 2014년 5월 미래에셋그룹 회장을 영업비밀누설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2012년 10월 미래에셋 측이 투자를 논의하자며 TNPI HK가 만든 중국 커피사업 관련 보고서를 가져간 것을 두고 '투자를 빙자해 비밀자료를 빼내갔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리고 2014년 10월  TNPI HK와 커피빈 본사 사이에 협상이 진행됐다. 2015년 2월 3차 수정까지 거친 끝에 TNPI HK는 홍콩을 포함한 중국 커피빈 사업에서 철수하고, 고소를 취하하며 추가 고소나 제소 · 비난 등을 하지 않고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대신 커피빈 본사로부터 1800만달러를 수령하기로 합의됐다.

그리고 TNPI HK는 2015년 8월 1800만 달러를 모두 받았다. 2015년 8월 평균 환율로 212억여원에 달한다.

2016년 2월 TNPI HK 주주명부에 따르면, A씨와 B씨의 지분을 합치면 약 75%. 한화 159억1380만원이다. 지분대로 나눠 가졌을 경우, 권 후보자의 형제들이 160억에 가까운 돈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2016년 2월 기준 권영세 후보자의 형 A씨와 가비·가비이·가비삼합자조합의 TNPI HK 주식 보유 현황. TNPI HK 주주명부

A씨와 B씨가 이 사업에 투자한 돈은 총 약 17억6천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A씨가 2013년 10억5천만원 가량의 주식을 보유한 것과 B씨가 같은해 가비합자조합과 가비이(2)합자조합을 통해 투자한 7억1천만원이 이 사업에 투입된 것으로 확인된다.

결국 사업을 일으키고 철수하는 협상에 이르기까지 3년여 만에 초기 투자 대비 10배에 가까운 보상금을 얻은 셈이다.

중국 커피빈 사업 계약해지와 관련해 TNPI HK 측에도 과실과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이 인수한 커피빈 본사에서 200억원이 넘는 거액을 합의금으로 전달했다는 사실을 두고 일각에서는 권 후보자의 주중대사 재직 시절과 맞물려 해석하고 있다.

권 후보자는 2012년 4월 11일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마한 뒤 이듬해 3월 주중대사로 내정됐다. 그리고 2015년 3월까지 주중대사를 지냈다. TNPI HKPI HK와 커피빈 본사 측이 협상하고 일부 합의금이 오간 시기와 권 후보자의 주중대사 재직 기간이 상당 부분 겹친다.

이와 관련해 권 후보자의 동생 B 씨는 CBS노컷뉴스의 수 차례 연락에도 답하지 않았다.

국회사진취재단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당시 협상을 미국 커피빈 본사에서 진행하고 돈도 그쪽에서 지급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알기 어렵다"면서도 "아마 TNPI HK에서 커피 사업을 위해 투자한 규모에 상당하는 비슷한 금액으로 합의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후보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TNPI HK 사업과 관련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며 "200억원을 돌려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TNPI HK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돈보다 부족했던 것으로 나중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투자한 전체 금액에 비해 보상금의 규모가 크지 않았다는 취지의 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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