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18일 정호영 보건복지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국민들의 의혹이 없게 명확하게 진실을 가려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국회 청문회를 거쳐 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윤석열 당선인의 입장과 궤를 같이 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인수위 출범 한달을 기념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진실이 밝혀진 바탕 하에서 모든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거취 등에 대한 결정에 앞서 진상규명이 우선돼야 한다는 취지다.
또 안 위원장은 초기 내각 인선을 두고 윤 당선인과 갈등을 빚은 것에 대해서도 윤 당선인의 뜻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인께서 나름대로 나라를 어떻게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라 그 뜻을 존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추천한 사람을 인선하지 않았다고 해서 크게 이의를 달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 위원장은 "(인사 추천이 반영되지 않은 뒤) 하루 정도 일을 하지 못했던 것은 제가 추천했던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며 "기왕 인선 이렇게 하셨으니 잘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이라고 덧붙였다.
안 위원장은 남은 인선 과정에서도 윤 당선인에게 적합한 인재를 추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제가 생각하는 인재의 기준은 도덕성, 전문성, 개혁성, 리더십"이라며 "정부가 개혁을 할 수 있는 기간은 짧으면 100일, 길어도 1년이기에 전문성과 개혁성을 겸비한 사람을 뽑아야 개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안 위원장은 지난 한 달 간의 인수위 활동에 대해 '아쉬움'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안 위원장은 "귀가 두 개가 아니라 천 개, 발이 두 개가 아니라 천 개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라며 "남은 인수위 기간에도 더 발품을 팔아 간절하고 절실한 말씀에 귀 기울이고 해법을 고민하겠다. 국민의 행복과 통합을 위해 일분 일초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아껴서 일하겠다"고 언급했다.
안 위원장은 "너무 존재감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안 위원장은 "정치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고 대화와 타협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여당이 받아들일 수 있는 안으로 관리해나가서 국민들께 조금이라도 와닿는 도움을 드리자는 것이 기본 생각이었다"라며 불가피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안 위원장은 국정과제 선정에 속도를 내, 이번 주부터 분과별 주요 과제 발표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안 위원장은 재차 "여소야대 상황에서 입법이 쉽지 않고 정책 수단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인식 아래, 입법 없이도 가능한 것부터 먼저 추진하는 것이 우리가 속도감 있게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안 위원장은 "국가의 미래와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10년, 또는 20년이 걸리더라도 장기간의 시간을 요하는 정책을 시작하는 최초의 정부가 되려고 한다"며 "아무런 성과 없이 비용만 계속 쓰면 도중에 비판도 받고, 결국 그 다음 대통령이 과실을 따는 일이 있더라도 국가의 미래 위해서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위원장은 연금 개혁에 대해서는 "반드시 한다"며 "사회적 대통합기구를 만들어 논의를 시작하도록 만드는 것까지가 인수위의 역할"이라고 언급했다. 코로나19 손실보상에 대해서도 "(규모 등에 대한) 정확한 추계를 국세청으로부터 받았고 데이터에 따라 집행하게 될 것"이라며 "다음에 다가올 팬데믹에 대비하는 방역정책 예산 확보를 위한 예산도 나름 추계했고 곧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