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성욱 (CBS 노컷뉴스 기자)
가평 계곡살인 의혹 사건의 용의자 이은해와 조현수가 지난 토요일에 드디어 붙잡혔습니다. 지난 12월 검찰 조사를 받던 중에 종적을 감췄으니까 무려 124일 만에 붙잡힌 겁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숨어있을 수 있느냐. 밀항한 거 아니냐. 사망한 거 아니냐. 별 얘기가 다 나왔습니다마는 이들은 일산 오피스텔에 은둔해 있었습니다. 경찰의 포위망이 좁혀오자 결국 제발로 걸어 나왔습니다. 체포까지의 뒷이야기 좀 자세하게 들어보고 싶어서 현장에 다녀온 취재기자 오늘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CBS 정성욱 기자 어서 오세요.
◆ 정성욱>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지금 이들이 검찰 수사를, 진술을 회피하고 있다면서요.
◆ 정성욱> 현재 두 사람은 검찰의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거나 제대로 진술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주로 변호사 없이는 답변을 하지 않겠다라는 그런 자세라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버티기에 들어갔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검찰은 체포 당일에도 밤늦게까지 두 사람을 조사를 했는데요. 아무래도 이렇게 체포영장으로 검거한 피의자의 경우에는 48시간 안에 석방하거나 아니면 구속영장을 발부받아서 조사를 이어가야하기 때문에 검찰도 시간을 쪼개서 조사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은해와 조현수, 도대체 어디서 숨어 있다가, 어떻게 숨어 있다가 잡혔는가 이게 제일 궁금한데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우리가 흔히 일산 이렇게 말하지만 정확히는 삼송역 근처 오피스텔에 숨어 있었어요. 그 현장 가보셨죠, 정 기자.
◆ 정성욱> 네.
◇ 김현정> 어땠습니까?
◆ 정성욱> 가봤을 때 느낀 점은 한마디로 숨기 좋은 곳이었다라는 생각이었는데요. 거기가 지하철역 인근이다 보니까 유동인구가 많아서 주목받을 일은 적고요. 또 정작 오피스텔에는 빈 객실이 많아서 주민과 마주칠 일도 드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게 신축 오피스텔이고 한 2500세대가 사는 오피스텔이라면서요.
◆ 정성욱> 네, 입주도 작년 12월부터 시작해서 막 지어진 오피스텔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 삼송역 근처는 북적북적하고 오피스텔은 좀 썰렁하고 이런 느낌.
◆ 정성욱> 가봤는데 저도 그 동네를 처음 가봤는데 그 동네 자체가 역 근처에는 건물이나 상가들이 많이 들어서있는데 정작 그 주변에는 다 휑해요. 그래서 저도 역부터 그 오피스텔까지 걸어가 봤는데 역 주변에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오피스텔로 걸어갈수록 발길이 많이 끊깁니다. 그리고 이게 2000세대가 넘는 대단지인데도 아직 빈 객실이 많은데 주변 공인중개사들한테 문의를 해 보니까 한 공실률이 30% 정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처음에는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이라고 해서 현장에 갔는데 이게 답이 안 나와서 주변에 있는 공인중개사무소에 여쭤봤더니 저 오피스텔을 가리키면서 저기로 한번 가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왜 냐고 하니까 내가 만약에 범죄를 저질렀다면 저기 있을 것 같다.
◇ 김현정> 진짜요?
◆ 정성욱> 왜냐하면 공인중개사에서도 저기가 공실율이 너무 높은데 정작 사람들은 많이 다니지 않고 하다 보니까 저기에 있지 않겠냐라고 했더니 진짜로 거기 있었습니다.
◇ 김현정> 잡히기 전에 우리 정 기자가 막 그쪽 취재하고 다닐 때, 그 얘기 한 거예요?
◆ 정성욱> 잡히고 나서인데 저 현장에 갔을 때 안 되다 보니까 이미 경찰이 다녀간 뒤여서. 이분들도 어딘지 확인은 안 됐는데.
◇ 김현정> 정확히 이름은 모를 때. 그냥 오피스텔이다, 삼송역 오피스텔이다라고만 우리가 알고 있을 때 공인중개사에서 '분명 저기일 거예요. 왜냐하면 저기는 공실률 높아서 안 들키고 숨어있기 좋은 곳이에요.' 이렇게 얘기하더라.
◆ 정성욱>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 얘기군요. 청취자들이 궁금해 하시는 거 하나씩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어떻게 이은해와 조현수가 거기 숨어있다는 걸 알고 포위망을 좁혀갔는가, 어떻게 들킨 거예요?
◆ 정성욱> 경찰에 한번 문의를 했더니 경찰의 수사는 투트랙이었다고 해요. 크게 하나는 경찰의 자체 인지수사고요. 또 하나는 주변인들을 상대로 이 씨와 조 씨에게 만났을 경우에 어떤 자수를 하도록 권유해 달라라는 건데.
◇ 김현정> 아버지 같은 사람 만나서.
◆ 정성욱> 네. 우선 자체 수사를 들어 보니까 당사자를 열심히 연구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씨와 조 씨가 좋아하는 게 뭔지, 평소 입거나 먹는 게 뭔지, 아니면 평소 취미는 뭔지, 이런 것들을 고려하다 보니까 수사망이 조금 좁혀졌고요. 그리고 주변 당사자 말고도 주변인들에 대한 조사도 하면서 혹시 연락을 하지는 않는지, 주변인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봤는데 오늘 알려진 사실 중에 하나가 이 두 사람이 공개수배가 된 이후에도 1박 2일로 다른 곳에 다녀왔다라는 내용인데요.
◇ 김현정> 잠깐만요. 공개수배 내려지고 나서 얼굴이 다 그렇게 공개가 됐는데.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어요?
◆ 정성욱> 네, 한 번 다녀왔다고 하는데 제가 경찰에 문의를 했더니 이게 여행이라고는 꼭 단정 지을 수는 없다라고 했습니다.
◇ 김현정> 그거는 무슨 말입니까?
◆ 정성욱> 아무래도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말이긴 한 것 같은데 제 생각에는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지인과 만약에 같이 다녀왔다면 또 어떤 새로운 도피를 모색했을 수도 있는 거고요.
◇ 김현정> 그렇죠. 우리가 생각하는 관광여행, 휴양 여행이 아니라 어딘가를 하여튼 다녀온 건 분명한 거죠. 1박 2일.
◆ 정성욱>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게 꼬리 잡히는데 결정적이었어요?
◆ 정성욱> 네. 그 부분도 있고 경찰이 기본적인 수사를 통해서 이 경기도 고양시, 심지어 오피스텔 동까지 확인을 했다고 해요. 그러던 중에 이 씨의 아버지로부터 이 딸한테 연락이 왔다, 자수를 하겠다는 연락이 왔다까지 같이 부합이 되면서 결국에는 일단 자수를 하는 쪽으로 같이 경찰이 수사를 이어갔다고 합니다.
◇ 김현정> 결정적인 그 오피스텔 주소를 알려준 거는 아버지인 거죠.
◆ 정성욱> 맞습니다.
◇ 김현정> 아버지는 어떻게 설득을 한 겁니까?
◆ 정성욱> 그 전에 한번 아버지한테 이은해가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다만 그 연락이 아주 구체적이지는 않았고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에 있다라고까지만 했다고 해요. 그런데 다시 한 번 아버지께서 한번 좀 연락을 계속 하면서 자수를 하자라고 설득을 하니까 그날 그럼 오피스텔 어디로 오셔라라고 해서 경찰 수사관들이랑 같이 올라갔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마지막에 제 발로 걸어 나온 건 맞아요? 경찰이 있는 걸 알고 걸어 나온 건 맞아요?
◆ 정성욱> (경찰이) 있는 것도 알았고
◇ 김현정> 그래서 지금 자수라고 하는 거군요.
◆ 정성욱> 맞습니다.
◇ 김현정> 포위망을 좁혀서 삼송역 근처까지 알아낸 건 경찰이고. 하지만 어딘지 특정은 못 했는데 그거는 아버지가 해 주셨고.
◆ 정성욱> 네, 거의 동까지도 특정이 돼서 거의 직전이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냥 쳐들어가서 체포를 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안 한 이유는?
◆ 정성욱> 이게 들어 보니까 그런 되게 심리적인 압박을 받는 상황인데 만약 경찰이 문을 강제개방하고 들어갔을 경우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경찰도 어쨌든 이 사람들을 체포를 하는 게 목적이니까요. 그 부분에서 많이 고려가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 아버지한테 '죽고 싶다.' 이런 이야기도 많이 했다면서요.
◆ 정성욱> 그런 얘기도 했다라고 전해집니다.
◇ 김현정> 그런 상황이니까 그냥 특정됐다고 문 따고 들어갈 수도 없는 상황. 결국은 제 발로 나오게 유도를 했다, 기다렸다, 이 얘기군요. 공범 여부입니다. 중요한 건 공범 여부. 오랫동안 이런 오피스텔에 들어가 살 수 있었는가, 또 계약은 누가 했는가, 누구 명의로 한 건가. 결국 공범이 있었던 거 아닌가, 이 부분 궁금해요.
◆ 정성욱> 이 부분은 아무래도 검찰에서도 밝혀내야 될 부분 같기는 한데요. 아직까지는 공개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습니다. 다만 그 오피스텔에 본인들의 명의로 계약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여지고, 검찰도 그 부분에 대해서 조사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이은해가 결혼하기 전에 두 명의 남자친구 사망한 건 거기도 지금 수사하고 있는 거 맞죠?
◆ 정성욱>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 정성욱> 일단 두 건 중에 한 건은 경찰이 자체 종결을 했는데요. 그 이유는 이은해가 직접 그 사고에 관여된 사안이 없다라는 결과인데요. 일명 석바위 교통사고 사건이라고 해서 그 사건 당시 남자친구는 차량에서 같이 탑승을 했는데 남자친구는 숨졌고, 이은해가 그 보험금을 받았다라는 그런 의혹이었는데요. 경찰이 확인을 해 보니까 교통사고 내역 자체가 확인되지 않았다.
◇ 김현정> 그래요?
◆ 정성욱> 그래서 이거는 종결이 됐고요.
◇ 김현정> 그러면 그 남자친구가 사망한 건 맞는데, 교통사고가 없다는 얘기예요?
◆ 정성욱> 네, 사건 자체가 이은해에 대한 확인이 되지 않았다라는 거라서 여러 방면으로 확인을 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이거 헛소문이네요, 석바위 교통사고는?
◆ 정성욱> 네. 의혹으로
◇ 김현정> 그러면 그 파타야 스노클링 중에 사망한 남자친구는요.
◆ 정성욱> 이 건 자체는 수사를 하는 상황인데요.
◇ 김현정> 그거는 있었던 일이기는 하고요.
◆ 정성욱> 네. 다만 보험금을 숨진 남자친구의 유족이 받아서 이 부분도 어떤 보험금 수령을 위한 사건으로 볼 수 있는가, 그 부분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30초 남았습니다. 그러면 지금 검찰이 핵심적으로 입증해야 될 부분은 뭔가요?
◆ 정성욱> 아무래도 가장 큰 부분이 살인이 고의성이 있었느냐인데요. 이들에게 적용되는 건 부작위에 의한 살인혐의입니다. 이 말은 당시 구조할 의무가 있었는데도 구조하지 않아 사망하게 했다라는 건데요. 당시 상황에서 이걸 잡지 못했다면 그 전에 이 사람들이 살인을 계획했다라면, 그 두 사람이든 혹은 공범이 함께 살해계획을 미리 세웠다는 증거를 잡는 게 중요할 것 같고요.
◇ 김현정> 복어 독, 그것만으로 불충분한 거죠? 복어 독 먹이려고 했었던 거요.
◆ 정성욱> 그 부분도 일단은 자백이나 이런 내용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사건들이 한 3개 정도가 살인 혐의로만 묶여있어서 이 부분을 전반적으로 다 다룰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본인들이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작위 살인임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 잡는 것. 이게 핵심이겠고 거기에 증언, 진술이 더해져야만 가능하겠군요.
◆ 정성욱> 맞습니다.
◇ 김현정> 하지만 지금은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까지 진행상황 전해 드렸습니다. 정성욱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 정성욱>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