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찰리 몬토요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류현진(35)의 든든한 조력자였다.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이 잘 던질 때마다 "그는 우리의 에이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꺼냈다. 류현진이 부진한 날에도 제구력만 뒷받침되면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며 굳은 신뢰를 내비쳤다.
하지만 17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상대로 열린 류현진의 2022시즌 두 번째 등판 경기가 끝난 뒤에는 평소와 톤이 사뭇 달랐다.
시즌 첫 경기에서 3⅓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던 류현진은 이날 4이닝 6피안타 1탈삼진 5실점에 그쳤다. 구속 저하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2경기 연속 조기 강판됐다.
캐나다 현지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몬토요 감독은 "나는 오늘 이 자리에 류현진을 변호하기 위해 나온 게 아니"라며 "이번에도 제구력 때문에 고전했다. 한복판으로 들어간 공이 너무 많았고 그 대가를 치렀다"고 말했다.
이어 "제구력이 뒷받침되는 류현진은 좋은 투수지만 지금은 그게 안 되고 있다"면서 구속 저하에 대해서도 늘 신경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88.7마일(약 142km)로 지난 텍사스 레인저스전보다 평균 2km 이상 떨어졌다. 패스트볼 뿐만 아니라 모든 구종의 속도가 느려졌고 위력도 떨어졌다.
류현진은 강판 후 왼쪽 팔뚝에 통증을 호소했다. 몬토요 감독이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그를 조기 교체한 것은 아니었다. 몬토요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에 트레이너에게 류현진의 몸 상태를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공을 던지는 왼손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면 이날 부진과 구속 저하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몬토요 감독은 실망스러운 감정을 감추지 못한 것이다.
"류현진이 제구력을 되찾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몬토요 감독은 지난해 막판부터 이어지고 있는 부진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