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중국인들의 삶과 경제를 압박하는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이 제로 코로나를 다시 강조했다.
신화통신은 13일 시진핑 주석이 10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 해남도 시찰에서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코로나19가 여전히 엄중해 예방과 통제작업을 느슨하게 할 수 없다"면서 "끈기가 승리"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인민지상·생명지상을 견지하고, 외부 유입 방지 및 내부 감염 재확산 방지를 견지해야 한다"며 "과학적인 정밀함과 동타이칭링(動態清零)을 견지하고, 방역의 각 조처를 세밀하고 견실하게 취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동타이칭링은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로 변역되는 데 확진자가 발생하면 지역 봉쇄 등 고강도 방역 조치로 '감염자 0' 상태로 돌려놓는 것을 의미한다.
시 주석은 앞서 지난달 17일에도 "다이내믹 코로나 제로 원칙을 견지하고 조속히 코로나19 확산 추세를 억제해야 한다"며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방역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함으로써 전염병이 경제사회 발전에 끼치는 영향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지시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제로코로나를 다시 강조하면서 중국 중앙정부와 각급 지방정부의 코로나19 방역 고삐가 느슨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엄격한 방역이 중국 경제에 적잖은 부담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온라인 경제매체 차이신은 중국과 미국의 경제학자들이 중국내 실시간 트럼 흐름 데이터를 사용해 봉쇄의 영향을 측정한 결과 베이징, 광저우, 상하이, 선전 등 4개 일선(一線)도시가 한 달 동안 전면봉쇄 되면 기간 내 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가 8.6%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는 연간 GDP를 0.7~0.75%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져온다.
모든 도시가 한 달 간 전면봉쇄 되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이 기간 실질 GDP가 53%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현재 중국 전역에서 45개 도시가 전면봉쇄 또는 부분봉쇄 중인데, 이들 도시는 전체 인구의 26.4%를 차지하고 GDP의 40.3%를 구성한다.
경제학자들은 많은 도시들이 지역별로 대규모 핵산검사를 실시하고 있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동성이 크게 제한되었기 때문에 제로코로나 전략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더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 자체보다 더 무서운 엄격한 방역정책의 역효과가 경제사회 전반에 미치자 방역을 완화하려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홍콩 명보 등은 본토의 전염병 상황이 엄중하지만 동타이칭링 원칙에 따라 예방전략을 미세조정하기 시작했으며 상하이, 광저우, 닝보, 샤먼 등 8개 도시가 국무원에 의해 시범지역으로 지정됐다고 전했다.
이 지역으로 입국하는 여행자는 지정된 시설에서 10일간 격리된 후 집에서 7일간 자가 모니터링을 받게 된다. 현재 중국으로 입국하는 여행자의 지정시설 격리기간은 14일이다.
원래 이 계획은 지난 11일부터 시작돼 한 달 간 시범 실시될 예정이었지만 대부분의 시범도시에서 코로나19가 나타나면서 시행이 안 되고 샤먼에서만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샤먼에서는 이미 이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면서 상하이와 광저우 등은 현재 코로나19와 싸우고 있기 때문에 격리기간을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