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대전 동구 지역에서 공천 잡음이 일고 있다. 일부 시·구의원들이 공천에 배제된 가운데 이미 공천 내정자 명단이 작성됐다는 주장이 나온 상태다.
이종호·윤종명 시의원, 강화평·신은옥 구의원은 14일 오전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대전시당 기획단장 장철민의 공천개혁은 가짜, 구태정치, 불공정, 꼼수, 공천 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동구 지역에서는 이번 지방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공천 신청을 받으면서 민주정당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몰상식과 갑질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종호 시의원은 "3월 25일 장철민 의원을 만났는데 본인이 시킨 일에 협조하지 않고 남의 사람이라고, 의정 생활을 너무 강하게 했다고 불출마를 권유받았다"며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의원이 시의원한테 출마하지 말 것을 건의하는 것이 과연 건의인가, 강력한 강압 탄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비판했다.
윤종명 시의원 역시 "현역 의원에게 경선 기회도 주지 않고 당헌·당규도 무시한 채 지역위원장 마음대로 자리를 나눠주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함에도 내 사람으로 갈아서 내 멋대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강화평 구의원은 "이번 공천은 공정하지 않다. 평가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정해진 대로 갈 뿐"이라며 "장철민 의원이 불출마를 권유했고, 의정활동 평가를 통해서 한다고 했지만, 내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은옥 구의원도 "지난해 8월 개인 면담에서 장 의원이 열심히 하라는 확답을 줘서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가 선거구에 뛰고 있었다"면서도 "최근에 갑자기 면접을 통해 그동안 활동한 지역구가 아닌 다른 지역구에 하라는 권유받았다. 게다가 제가 활동하던 가 지역에는 이 지역에 살지도 않은 사람을 이미 지정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해진 결과를 놓고 공천심사는 왜 하는 거냐"며 "시나리오 공천, 내정자 공천 반대한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공천 내정자 명단이 작성된 상태"라고 주장하며 모 구의원 등이 모여있는 단톡방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공개된 카카오톡 단톡방에는 지난 11일 "6.1 지방선거 단톡입니다. 내일 오후 2시 장철민 국회의원 사무소에서 공약 회의가 있습니다. 참석 부탁드립니다"라고 쓰여있었다.
특히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이번 공천 배제의 원인으로 2020년 당 대표 경선 때 홍영표 후보를 돕지 않았던 점,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정세균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던 점을 꼽았다.
앞서 장철민 국회의원은 지난 6일 대전시의회에서 동구 지역 물갈이론과 관련해 "외압이라는 것은 완전히 가짜뉴스다. 아무리 국회의원이라고 해도, 심지어 무슨 대통령이라고 해도 피선거권 자체를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어 "선출직 그리고 당직자들은 인재를 발굴하는 작업은 당연히 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당연한 의무"라며 "우리 당, 대전시와 동구가 발전하는 방향으로 어떤 인재가 필요한가 그래서 그런 인재들을 찾아가는 노력을 당연히 해왔고, 그런 과정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