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사령탑이었던 거스 히딩크 전 감독과 당시 대표팀 선수였던 안정환이 20년 전 당시 이탈리아와 16강전에 대해 입을 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는 12일(한국 시각) 자체 영상 플랫폼 FIFA+를 통해 다큐멘터리 '2002: 디스 이즈 언 아시안 오디세이(This is an Asian Odyssey)'를 공개했다.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20년 전 한일월드컵을 소개하는 영상이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조별 리그에서 포르투갈 등을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당시 상대는 빗장 수비의 이탈리아.
히딩크 감독은 영상에서 "저는 선수들이 토너먼트에서 잘 뛰면 군대 면제가 가능하냐고 (김대중) 대통령에게 물었다"면서 그때를 회상했다. 그는 "당시에는 답이 없었지만 이탈리아와 경기 전날 밤 전화가 왔다"며 "내일 이긴다면 군 면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히딩크 감독은 "저는 팀에 이 소식을 전했고 반응은 상상하는 대로였다"면서 "(선수들이) 큰 소리로 울었다. 승리를 해야 하는 것을 알았다"고 언급했다. 당시 체육 선수들에 대한 병역 혜택은 올림픽 메달 혹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에만 적용이 됐는데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월드컵이었기에 특별 군 면제 혜택이 주어졌다.
결국 한국은 연장 혈투 끝에 안정환의 결승골에 힘입어 2 대 1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이어 스페인까지 꺾은 뒤 4강에 오르는 신화를 기록했다. 히딩크 감독은 "나라가 뒤집어졌다"며 "제가 그러한 영향을 준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8강행을 결정한 골을 터뜨린 안정환도 이탈리아전을 회상했다. 그는 "다 목숨을 걸고 뛰었다"면서 이길 줄 몰랐는데 승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 골은 자신의 이탈리아 세리에A 페루자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것이기도 했다. 2000년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세리에A 무대를 밟은 안정환은 한일 월드컵 후 페루자에서 방출됐다.
안정환은 "페루자하고 안 좋게 돼서 선수 생활 하는 것에 힘들었다"면서 "제 축구 인생과 그 한 골 하고 바꾼 것이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안정환은 2002 월드컵에 대해 "자신의 인생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기쁜 일이었다"면서 행복한 미소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