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역 순회 첫 일정으로 경북과 대구를 차례로 방문하면서 국민의힘 지방선거 예비주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고 당·정 친정체제 구축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윤심'이 지방선거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 11일부터 포항, 경주 등 도내 5개 도시를 찾아 지역 대표 공약 이행과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중 경주 한옥에서 하룻밤을 묵으면서 지역 정치인들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눈 것이 비중있게 회자되고 있다.
이 자리에는 김정재, 이만희 의원 등 경북지역 국회의원은 물론, 권영진 대구시장과 주낙영 경주시장 등 TK 광역 및 기초단체장이 참석했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9월 경주에서 하룻밤을 묵으면서 좋은 기운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며 경주시민에게 감사인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주를 비롯한 대구경북의 다양한 현안을 청취하며 전폭적인 지원의사도 다시 한 번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윤 당선인은 다음날 아침에는 주낙영 시장과 함께 태종무열왕릉을 찾아 분향하는 등 경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주낙영 시장은 기초자치단체장으로는 이례적으로 윤 당선인을 직접 수행하면서 지역 현안을 전달하는 등 차기 정부와의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반면, 3선에 나선 이강덕 포항시장은 당선인을 만나지 못하면서 주 시장과 대조를 이뤘다.
윤 당선인이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 예정 현장과 죽도시장을 차례로 방문했지만 이 시장과 심도있는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이날 윤 당선인이 상주를 방문했을 당시 강영석 상주시장과 고윤환 문경시장이 동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북 5개 도시 지자체장 중 이강덕 시장만 외면당한 셈이다. 안동과 구미시장의 소속 정당은 더불어민주당이다.
이와 관련해 지역 정가에서는 다양한 뒷말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지역 국회의원과의 불화설 등이 연이어 흘러나왔던 만큼, 갈등이 표면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친정체제 구축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경북 제1의 도시인 포항시장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이번 만남 불발을 단순히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강덕 시장은 13일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선거는 국민의 뜻을 받든 유권자의 뜻을 읽는 공천이 돼야 한다"면서 "박근혜 정권 당시 총선에서 사심이 가득한 공천이 이뤄졌고 결국 이게 탄핵까지 가는데 일조했다"고 지역 정치권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어 "사천이 됐을 경우 불공정한 경쟁이 될 수 있고, 국민 통합이 갈라질 수 있다. 새로운 정부에 동력을 잃을 수 있으므로 대단히 잘못됐다.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공천이 돼야 윤 정부가 당당해질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