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대구 달성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지 않나"라며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가진 미안함 이런 것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님 건강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며 "대통령님이 지금 살고 계시는 생활에 불편한 점이 없는지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동석했던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은 "일종의 악연에 대해 굉장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당선인께서도 하셨다"며 "당선인께서 박 전 대통령께서 하신 일에 대한 계승도 하고 널리 홍보도 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특별한 언급 없이 담담히 들었다고 박 전 대통령 측에서 함께 배석했던 유영하 변호사가 전했다.
이런 악연 때문에 윤 당선인은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된 이후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 회복에 신경을 써왔다. 이번 만남 역시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한 보수층의 반감을 해소하고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윤 당선인은 다음달 10일 열리는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박 전 대통령을 초청했다. 권 부위원장은 "취임식 (참석)부분도 윤 당선인께서 정중하게 요청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도 '가능하면 참석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어 "두 분 사이가 뵌 지가 거의 없는 분임에도 불구하고, 어색한 만남에서 화기애애한 내용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