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국제적 약속위반 상태"…尹인수위 'NDC 40%' 폐기하나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왼쪽)과 김상협 상임기획위원이 1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방향'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절대 불변이 아니다. 여러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원희룡 대통령인수위 기획위원장은 12일 브리핑에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40%에 대해 '수정 가능성'을 열었다.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2018년의 배출량 기준 40%를 감축한다고 UN에 공약한 상태다.
 
원 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등을 봤을 때 미래 기술과 에너지 안보에 큰 변화와 재조정이 있다"며 "새로운 적응과 재조정 과정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적인 에너지 수급 위기가 NDC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미 40% 감축경로 유지에 실패했다고도 말했다. 원 위원장은 "2030년까지 배출량이 내리막이어야 하는데 2021년 4% 거꾸로 올라갔다. 이미 민주당 정권의 탄소중립 열차는 궤도를 이탈했고, 국제적으로 약속위반에 해당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국제사회에 한 약속을 우리가 멋대로 바꾸는 건 있을 수 없지만"이라거나 "우리가 앞서갈 수는 없지만"이라는 등 유보적 전제가 달렸지만, NDC에 대한 인수위의 유연한 시각을 확인시켰다.
 
그런데 NDC 40%를 바꾸는 일은 간단치 않다. 사회적 논란이 불가피한 데다, 현행법상 제약 때문에 제한적 범위에서나 조정이 가능하다.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왼쪽)과 김상협 상임기획위원이 1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방향'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35% 이상' 온실가스 감축을 못박았다. 하위법령인 대통령령을 손질해 NDC를 낮춰봐야 5%p가 최대다. 법률 개정으로 수정 폭을 넓히는 일에 다른 정당이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아울러 인수위 스스로 인식하듯이 국제사회에서의 책임도 무시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EU 산하 연구소 집계상 2018년 세계 12위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 대국이다. 파리기후협약에 의해 5년 주기로 수립해야 하는 NDC는 이전 목표치 대비 '후퇴'가 금지되기도 한다.
 
실제로 인수위 기조는 '전면적' 폐기나 수정이 아니다. 원 위원장도 이날 브리핑 모두에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목표인 탄소중립에 한국도 적극 동참한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김상협 상임기획위원은 "탄소중립은 초정당, 초정권적인 통합과 협치 대상"이라며 "다만 탈원전 금기를 해체해서 모든 탄소중립 기술을 테이블에 올려 책임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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