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잼버리 연기 밀어부치다 '헛물 켠 조직위'

전북도 등 조직위, 코로나 이유로 1년 연기 요청
세계연맹 이사회 열어 '세계 각국 일상회복' 불허 결정
예산 확보와 정부 지원 의결 지난 시점서 뒤늦게 건의
당초 여가부 연기 반대, 여러 논란 낳은 채 예정대로

김부겸 국무총리(오른쪽 두번째)가 지난해 11월 23일 오후 전북도청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제1차 정부지원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의 대회 연기 요청을 세계스카우트연맹이 불허 결정했다.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12일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계연맹 이사회에서 새만금 잼버리를 당초 계획대로 2023년 8월에 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세계연맹은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국면에서 일상회복 단계로 전환하는 추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새만금 잼버리 준비가 차질 없이 진행되는 점도 감안했다.

이에 따라 예비 잼버리 격인 프레잼버리가 오는 8월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당초 조직위를 구성하는 전북도는 개최국 입장을 세계연맹이 수용할 것이란 낙관론을 폈다.

하지만 최종 결정권을 쥔 세계연맹이 잼버리 연기를 불허하면서 전북도와 한국스카우트연맹의 연기 건의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도는 적정한 시점에 대회 연기를 건의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전북도는 2021년 안에 연기 결정을 해야 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었다.

결정을 유보하게 대면 막대한 예산 낭비와 사회적 논란에 직면한다는 이유에서다.

기반 시설에 1년 이상 소요되는데 2021년 안에 연기 여부를 결정하지 않으면, 이후 코로나 확산에 따른 참가자 급감에 대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기반시설은 잼버리 이후 철거해야 한다. 모든 예산이 회수할 없는 매몰 비용이다.

하지만 전북도와 한국스카우트연맹 등 조직위는 지난 3월이 돼서야 2023 새만금 잼버리의 1년 연기를 세계연맹에 건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전 세계적 코로나 국면 지속,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국내 스카우트 활동 위축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는 지난해 8월 한국연맹이 중앙이사회를 통해 새만금 잼버리 연기를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2021년 12월 8일 전북도가 여성가족부, 한국스카우트연맹, 새만금 세계잼버리조직위원회 등에 공문을 보내 새만금 잼버리 1년 연기를 건의했다.
이후 같은해 12월 초 전북도는 조직위의 한 축인 여성가족부에 잼버리 1년 연기를 건의했다.

이에 대해 여가부는 '연기하지 않고 당초 계획대로 진행 예정인 국제행사(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강원세계산림엑스포,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있고, 연기해도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며 당초 계획대로 2023년에 개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잠정 결론 지었다.

특히 전북도가 연기를 건의하기 보름(2021년 11월 23일) 전에 열린 정부지원위원회에서 정부 지원 과제를 의결한 것과 2023년 개최를 전제로 관련 국가예산을 확보한 점을 들었다.

하지만 여가부는 지난해 12월 말 이 같은 의견을 전북도에 보내기 직전에 보류했다.

당시 여가부는 관련 사항에 대한 재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점을 들어 회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대회 연기를 반대하며 여가부가 제시했던 이유들을 이번에 세계연맹에서 그대로 제시하면서 새만금 잼버리는 여러 논란을 뒤로 하고, 예정대로 내년 8월에 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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