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이 서울 도심 및 여의도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경찰 대응이 주목된다.
12일 서울경찰청은 오는 13일 예정된 민주노총과 전농 집회와 관련, 임시검문소를 운영해 금지 통고된 집회 참가 목적 버스와 차량 등을 차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오후 3시 '차별 없는 노동권, 질 좋은 일자리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전농은 오후 2시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저지 전국농어민대회'를 각각 연다.
1만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노총 결의대회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당선 후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집회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상 집회 인원은 최대 299명으로 제한되지만, 민주노총은 서울시의 집회금지 통고에 반발하며 예정대로 집회를 열겠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금이라도 서울시의 민주노총 결의대회 금지를 철회할 것과 임기 말 문재인 정부의 정치 방역 중단을 요구한다"며 "윤석열 당선인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챙기듯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민주노총과의 대화에 응하라"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민주노총 집회 장소인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근과 내자~적선~동십자각 라인에 유동 차벽을 준비할 방침이다. 또 집회 상황에 따라 종로·세종대로를 통과하는 지하철 또는 노선버스 무정차 통과와 차량 우회 등 교통 통제를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같이 민주노총이 게릴라성으로 불시에 특정 장소에 집결하는 방식으로 집회를 열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서울청 관계자는 "교통 통제는 시민 불편을 고려해 안내방송을 실시하고 필요 최소한으로 운영하겠다"며 "서울시내 주요 도로의 교통불편이 예상되므로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차량 운행 시 정체구간을 우회하라"고 당부했다.
인수위가 지난달 경찰청 업무보고에서 경찰의 선별적 집회 대응이 국민 불신을 초래했다고 지적한 만큼, 경찰의 이번 집회 대응을 통해 향후 새 정부의 대응 기조를 읽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13일 예정된 민주노총 집회와 농민대회는 방역적 집회 관리 차원에서 일관된 기조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대책 회의를 주재해 민주노총 집회 대응 기조와 수위를 결정하고 세부 대응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