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논란' 문창극에 "애국심 뚜렷" 두둔했던 박보균[이슈시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14일간의 문창극 드라마는 강렬했다. 그 드라마는 끝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의 차기 문화체육부 장관으로 내정된 중앙일보 부사장 출신 박보균 후보자가 박근혜 정부 시절 '친일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 전 국무총리 후보 문창극씨에 대해 쓴 글 중 일부다.

당시 문씨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의 사과를 받을 필요가 없다", "우리 민족은 원래 게으르다"는 등 과거에 했던 발언들이 논란이 돼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인 지난 2014년 6월 24일 자진 사퇴했다. 같은 중앙일보 출신이기도 한 그를 박 후보자가 두둔하고 나섰던 것.

박 후보자는 '식민사관 논란'에 휩싸인 문씨에 대해 "애국심이 뚜렷하다"고 평가하는가 하면, 문씨를 지명한 박 전 대통령를 향해선 "인사로 다름을 드러냈다"고 극찬했다.

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2014년 6월 12일자 '박근혜 인사의 파격'이라는 칼럼에서 박 후보자는 "파격은 인사 묘미다. 박근혜 대통령은 파격을 강화했다"고 글을 시작한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인사로 다름을 드러냈다. 언론계 출신의 총리 기용은 처음"이라며 문씨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박 전 대통령을 격찬한다.

이후에는 문씨에 대한 칭찬이 계속된다. 박 후보자는 문씨가 과거 작성했던 칼럼들을 인용하며 "그의 시선은 명쾌하다. 애국심과 자유 가치의 수호에서 뚜렷하다"며 문씨의 '애국심'을 강조하기도 했다.

"자유민주적 보수주의자다", "그 색채는 선명하다", "자기 소신에 온정을 넣었다", "온정적 보수주의자다", "가치 균형론은 그의 화합 방식", "문 후보자는 주저하지 않는다"는 등의 절찬도 뒤따랐다.

전 국무총리 후보자 문창극씨(왼쪽)와 박보균 문체부 장관 후보자. 박종민 기자·연합뉴스

박 후보자는 1981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대기자 겸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다. 문씨는 1975년 중앙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주필과 발행인을 역임했다. 즉, 박 후보자는 문씨의 중앙일보 6년 후배다.

문씨가 자진 사퇴한 이후에도 박 후보자는 '선배' 문씨를 향한 찬양 글을 이어갔다. 같은 해 6월 26일자 '문창극 드라마'라는 칼럼을 통해 그는 "그에게 드리운 친일의 그림자는 밀려나고 있었다"며 문씨를 대변했다.

박 후보자는 "문창극의 방어력은 인상적이었다. 초기에 그는 고군분투했다"며 "그는 쉽게 낙담하지 않았다. 자신의 드라마를 만들어갔다"고 추켜세웠다.

문씨의 '식민사관 발언 논란'에 대해서도 "그는 그 상식을 기독교 언어와 방식으로 언급했다"며 "전체 내용은 공감대를 이룬다. 고난을 이긴 한국인의 저력을 말했기 때문"이라고 변호하기도 했다.

당시 문씨는 과거 대학 강의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의 사과를 받을 필요가 없다", "일제의 식민 지배와 남북 분단은 하나님의 뜻", "우리 민족은 원래 게으르다"는 등의 발언으로 도마에 올라 여론 질타를 받았다.


박 후보자는 문씨의 자진 사퇴로 청문회가 열리지 않은 것에 대해선 "문창극 청문회는 달랐을 것이다. 역사 논쟁의 치열한 무대가 됐을 것"이라며 "무대는 차려지지 못했다"고 아쉬운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문씨를 비판하는 세력을 향해선 "낙인찍기는 유효했다", "친일 프레임은 매력적", "선정과 편향의 이야기가 진실을 압도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박 후보자는 지난 11일 자신이 과거 작성했던 칼럼들의 '편향성 논란'에 대해 "언론의 기본자세는 힘센 정권, 살아있는 정권에 대한 비판"이라며 "그런 입장에서 접근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저는 박근혜 정부의 잘못도 비판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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