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도 못하고 철거되는 비운의 금강산 아난티 골프장

아난티 금강산 골프장. 아난티 제공
통일부는 12일 북한이 현대아산의 해금강 호텔에 이어 아난티 그룹의 금강산 골프장에 대해서도 "철거 작업을 꾸준히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금강산 관광 특구에 있는 아난티 그룹의 18홀 골프장과 관련해 "해체의 진척 상황은 정보사항이라 구체적인 설명이 제한된다"면서도, 북한의 골프장 철거 사실을 확인했다.
 
통일부는 아울러 강원도 고성 온정리 금강산 인근 지역에서 최근 화재가 난 사실을 확인하고 우리 시설들의 피해 상황에 대해서도 파악 중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금강산 해금강 호텔 이외에 골프장에 대한 추가 철거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관련 사실에 대한 설명을 재차 요청했다"며 "그러나 아직 북한의 공식 반응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철거 동향을 예의 주시하는 한편 사업자들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대처하고 필요한 조치도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다만 북한의 철거에 대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대응 조치의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관련 조치들에 대해서는 사업자 및 유관기관 등과 긴밀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현재로서는 조치할 내용을 특정해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난티 그룹은 이날 미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금강산 사업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금강산 관광특구에 보유한 18홀 골프장과 리조트의 자산 507억 원을 손상 처리할 계획이다.
 
아난티 그룹은 "현재 그룹의 보유 자산이 1조3천억 원이 넘는 상황에서 500억 원 정도되는 금강산 골프장으로 브랜드 가치와 신뢰도가 지속해서 손상되는 것보다는 깨끗하게 정리한 뒤 미래에 집중하는 것이 올바른 길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아닌티 골프장은 금강산 절경 속에 그린에 공을 올리기만 하면 홀인원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이른바 '깔때기 홀' 등 야심찬 준비 끝에 지난 2008년 5월 임시 개장했으나 그 해 7월 박왕자씨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실제적인 운영을 하지 못하고 폐장된 바 있다.  
 
북한이 결국 이번에 골프장 시설 철거에 나섬에 따라 영업 한번 제대로 못한 비운의 골프장으로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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