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후보자는 11일 오후 2시 서울 소재 임시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저는 박근혜 정부의 잘못도 비판했고, 살아있는 정권에 대해 비판하는 게 우리 언론인의 기본적인 자세 아니냐"고 짚었다.
그러면서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이 헤밍웨이의 'Be calm and strong'(차분하고 강하게)라는 단어를 쓴 것에 대해 검찰총장으로서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는 부분이 '노인과 바다'의 노인처럼 외롭게 투혼을 발휘한다, 그런 내용(의 칼럼)"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편집인 출신인 박 후보자는 지난해 8월 윤석열 캠프에 합류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특별고문을 맡아 왔다. 그러나 문체부 장관 후보자로는 거론되지 않았기에 '깜짝' 인사로 꼽힌다.
후보자 지명 이후에는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당선인을 '노인과 바다'의 '노인'에 빗댄 칼럼이 한 차례 편향성 논란을 낳았다.
언론인이라 상대적으로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경험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치부 기자를 주로 했지만 문화예술, 콘텐츠, 역사, 스포츠, 관광 등 이런 분야에서 굉장히 많은 기사를 썼다. 전 세계를 다니면서, 문화예술 현장, 박물관, 역사관, 기록관 등을 우선적으로 찾아간다. 그래서 결코 이 분야가 낯설지 않다"고 했다.
기자로서의 취재 경험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는 입장이다.
박 후보자는 "전세계 곳곳의 현장을 취재하면서, 여러 해외 국가들이 문화예술체육관광 정책을 어떻게 추진하고, 어떤 부분을 차별화시키고 어떻게 경쟁력 있게 이끌어 나가는지를 살펴 보았다"라며 "문화부 출입기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문화예술체육관광 분야의 정책적인 기사는 많이 쓰지는 않았지만 현장에서 직접 실감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정책을 구상해 제 나름대로 노력을 바치겠다"라고 각오를 이야기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정권 비판적 문화예술인들에 불이익을 줬던 문화계 블랙리스트엔 다시 한 번 확고한 원칙을 밝혔다.
박 후보자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전직 장·차관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블랙리스트 연루 간부들의 징계 중지 청원을 제기한 상황에 대해 "어제 블랙리스트라는 단어 자체가 악몽처럼 과거에 존재했다고 말씀 드렸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문화 블랙리스트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 이건 현 문체부 장관께서 다루고 있으니 지켜보겠다"라고 답했다.
무엇보다 '위대한 국민과 함께 통합과 번영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윤석열 당선인의 뜻에 따라 '문화 번영의 시대'를 열어 갈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K컬처'로 각광 받는 한국 문화 관련 모든 분야 정책에 힘쓰겠다는 것이다.
박 후보자는 "번영의 본격적인 출발이 문화에서 시작돼야 한다. 문화 번영의 시대가 윤석열 정부에서 힘차게 열릴 것"이라며 "글로벌 문화를 역동적으로 이끌고 있는 K컬처에 대한 문화, 예술, 스포츠, 관광 정책으로 뒷받침해주고 우리 전통문화의 독보적인 가치와 매력을 확산시켜야 된다고 생각한다. 통합은 문화로부터 확장될 것으로 믿는다. 윤석열 당선인이 말씀하셨듯이 국민 모두가 공정하게 차별 없이 문화를 누리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제 글을 많이 봐왔고, 문화예술 콘텐츠에 대한 열정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잘 추진해 달라'는 당부의 말씀이 있으셨다"며 후보자 지명 후 윤석열 당선인과 나눈 이야기를 전했다.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에 취임하면 이어령(1990~1991)·이수정(1991~1993) 문화부 장관, 주돈식(1994~1995)·송태호(1997~1998) 문화체육부 장관, 정동채(2004~2006) 문화관광부 장관 등에 이어 여섯 번째 언론인 출신 장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