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규제 완화와 주택 가격 전망 등을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원희룡 후보자의 그간 발언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회원 수만 180만여 명이 넘는 부동산 관련 네이버 카페에는 11일 원 후보자가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한 발언이 화제에 올랐다.
원 후보자는 "지나친 규제 완화, 잘못된 가격 신호로 갈 수 있는 공급은 윤 정부의 미래 청사진에 없다"며 "안정감있고 예측 가능하고 실제 수요에 맞는 현실적 공급 대책을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제 완화라는 것을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폭탄으로 인해서 국지적으로 고가 주택들 또는 개발이익과 투기이익을 누릴 수 있는 주택들이 쏟아질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라고 분명히 말씀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회원은 "재건축-재개발이 '투기'이냐"며 민주당의 인식과 뭐가 다르냐는 비판 글을 올렸다.
여기에는 "투기수익을 보장해줘야 재건축 사업이 진행된다", "자유시장추종 보수들이 왜 저러냐", "(부동산 문제는)시장에 맡겨야 한다", "어설픈 1주택자와 다주택자 편 나누기식의 정책이 나오면, 시장은 또 왜곡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등 원 후보자 비판을 거드는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또다른 회원은 "(재건축 투기 수익을 차단하겠다는 것은)1주택 외에 건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자기 살 집 외에 그러는 건 투기가 맞다"고 반박했다.
원 후보자의 과거 발언도 소환됐다. 원 후보자는 지난 2월 1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집값이 폭등한 지역에서는 당연히 내려가야 한다. (집값)하향은 안된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점진적인 가격 하락을 유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가격을 떠받친다는 정책은 나와서는 안된다"며 "지금도 너무 많이 올랐고, 5년 사이에 2배가 올랐는데 어떻게 떠받치나"고 하락 유도에 방점을 찍었다.
이와 함께 원 후보자는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섰을 당시 "임기 내 전국에 최대 250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보면 아파트 재건축으로 50만호(수도권 30만호), 재개발을 통해 50만호(수도권 25만호)를 공급하고 나머지 125만호는 3기 신도시와 대규모 공공택지 개발로 5년간 공급하겠다는 것.
이런 발언들이 소환되자 "원희룡 장관 되면 서울 집값 잡는 저승사자가 될 것 같다", "집 값이 내려갈 것 같다"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한 회원은 "원희룡 장관 되면 부동산 가격 폭락인가요?"라는 제목으로 관련 발언이 담긴 글들을 공유했다. 여기에는 "부동산 안정화만 해도 잘했다고 본다", "예전만큼의 상승세는 힘들 것이다", "보수가 정권 잡으면 무조건 하락이니 집값 잡는 거 어려울 것 없다", "하락이 아니고 안정적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는 등의 댓글들이 달렸다.
또다른 회원은 "2030들 집 사게 제발 집 값 좀 빠져라"며 원 후보자의 부동산 정책에 은근한 기대를 나타냈고, "대권 노리는 분이라 본인 장관 재임 때 규제를 공격적으로 풀어 (부동산 가격이)급등하게 만드는 것은 안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와함께 "좌·우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는 정치지형에서 이제 2030 무주택자들이 당락을 좌우하는 캐스팅보터가 돼버렸다"며 "집 있는 어른들 더 부자 만드는 정책은 아마 좌우를 떠나 당분간 못 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분석 글도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