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자리에 있든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위해 힘쓰겠다"고 공언한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에 내정되면서 제2공항 건설 문제가 또다시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임명될 경우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건설을 진두지휘하는 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역시 제2공항 건설을 공약한 바 있어 찬반 논란과 상관없이 추진이 요동칠 전망이다.
원희룡 전 지사는 지난해 8월 제주도지사직을 사임하며 "제2공항을 비롯해 마무리 짓지 못한 일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다. 제2공항은 정권교체를 통해 반드시 추진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제주 미래를 위한 가장 전략적인 준비'를 내세우며 제2공항의 필요성을 역설한 건 원 전 지사의 변함없는 기조다.
그는 지난해 4월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도 제2공항 추진 여부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섬이고 1%라는 지리, 인구, 산업적 한계 때문에 더 큰 제주와 더 큰 가치, 세계를 위해 연결이 필요하다"며 제2공항 당위론을 폈다.
특히 "제2공항이 반드시 필요하다던 정치인들이 반대조직들과의 조직 속에서 하나하나 태도를 돌변하는 것을 봤다"며 "현 공항을 확충해 쓰자는 주장하는 사람들도 대안과 책임질 방법을 가지지 않고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도지사 임기 뒤 어떤 위치에 있더라도 더 큰 제주와 미래인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약속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발언은 "정권 교체를 통해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의지와 맥락이 닿아 있다.
특히 SNS를 통해선 "여론조사로 주민 수용성이 확보됐고, 제2공항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더욱 심각한 문제가 우려된다"며 "권한을 가진 쪽에서 죽이든 살리든 결정을 하라"며 격앙된 어조로 정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같은 어조 선상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지난달 8일 제주 유세에서 "주민 의견을 잘 수용해 제주의 동쪽과 서쪽이 모두 발전될 수 있도록 사업을 빨리 추진하겠다"고 밝혀 제2공항 추진에 힘을 실었다.
이처럼 당선인과 국토교통부 내정자가 제주 제2공항 추진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현재 국토교통부가 진행중인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가능성 검토 용역이 '보완'쪽으로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커 제2공항 추진 구상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제2공항 추진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던 제주도 역시 제2공항 추진이라는 도정 방침을 되살려 정부 움직임에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제주도지사 예비후보인 박찬식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공동대표는 "제2공항은 제주도민의 판단이 끝난 문제다. 재추진하려면 도민사회의 엄청난 갈등을 유발할 것"이라며 "원희룡 전 지사가 국토부장관이 된다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11일 논평을 내고 "윤석열 당선인은 원희룡씨에 대한 국토부 장관 지명을 즉각 철회하고, 공정과 상식, 협치와 소통의 정신에 따라 제2공항 백지화를 당장 선언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