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은 '연료전지 분리판'의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해 연구원 창업기업에 이전했다고 11일 밝혔다.
차량 가격이 비싼 수소차는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연료전지 가격을 낮추는 게 관건으로 기존 연료전지 분리판은 백금 등 희귀 금속류를 사용해 값이 비쌌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 간의 화학반응이 일어나 전기와 물이 만들어지는 공간으로 연료전지를 둘러싼 분리판은 부식에 강한 소재여야 한다.
금은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며 다른 물질과의 반응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데 시판 중인 분리판들이 주로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티타늄 합금표면에 금, 백금 등을 코팅한 이유다.
원자력연구원 김현길 박사팀이 개발한 이번 기술은 저렴하면서도 부식에 대한 저항성이 높은 새로운 소재를 선택했다.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코팅 물질이 벗겨질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연구진은 스테인리스 합금 표면에 금 대신 내부식성이 높은 크롬알루미늄(CrAl) 합금을 코팅했다. 제조비용을 감안하더라도 크롬알루미늄이 금에 비해 2천 분의 1 저렴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활용된 3D 프린팅 기술은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해 금속 재료를 겹겹이 쌓아 올리는 DED(고에너지 적층) 방식으로 서로 다른 금속 물질이 녹으면서 결합해 코팅 부위가 따로 떨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3D 프린터로 '수소연료전지용 금속 분리판' 시제품 제작에도 성공했다. 단순 코팅에 그치지 않고 오목볼록한 모양의 유로까지 한꺼번에 새겨 제조 효율성을 높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017년 '3D 레이저 프린팅용 분말 공급 노즐 및 장치 기술'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3D 프린팅 관련 기술을 총 4회 이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