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이른바 '검수완박',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강행 움직임에 따라 검찰이 총집결해 반대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소속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수장으로 있는 법무부의 검사들까지 반대 입장을 모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박 장관이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장관은 11일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의 '검수완박' 강행 움직임은 검찰 조직을 하나로 만들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에 이어 박범계 장관까지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법무부장관으로 온 데 이어 정권을 향한 수사를 했던 검사들을 인사로 좌천시키면서 검찰은 두 쪽이 났다. '친(親)정부' 검찰과 '반(反)정부' 검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반정부 검찰의 '아이콘'으로 대통령 당선까지 거머쥐었다. 검찰총장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며 검찰의 골은 더욱 더 깊어졌다.
하지만 8일 권상대 대검 정책기획과장이 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 상황을 전하자 전국에 있는 검찰은 '반(反) 검수완박'으로 뭉쳤다. 친정부 인사인 김오수 검찰총장마저 권 과장 글을 재가해 전파한 것이라고 밝히며 공식적으로 반대했다. 역시 친정부로 대표되는 이성윤 서울고검장을 포함한 고검장 회의에서조차 검찰의 수사권 박탈에 반대한다는 최종 합의 문구에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 국회의원이 법무부장관 수장으로 있는 법무부마저도 검수완박에 있어선 등을 돌렸다. 검찰의 존재 의미 자체를 부정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탓이다. 친정부 성향의 검사들마저도 검수완박 법안에 동의할 명분이나 논리가 없다고 본 것으로 전해진다. 법무부 검찰 관계자들은 국회에 가 검수완박 법안의 실효성 없음을 알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권 완전 폐지로 인해 사회적 실익이 크다는 점에 방점을 찍어 국민들과 민주당을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사건 처리 지연이라는 수사권 조정의 부작용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명분 없이 검찰 수사권을 폐지하게 되면 오히려 범죄자만 이득을 볼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박범계 장관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도 주목된다. 지금까지는 민주당 소속 장관으로서 검수완박을 반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검찰국 차원의 반박까지 막을 수도 없는 상황에 놓여있었다. 11일에는 전국 검사장 긴급회의가 열리는 등 검사들의 집단 행동은 계속 확산될 예정이다. 전날엔 전국 최대 규모 중앙지검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12일 정책의총에서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당론으로 결정할 지 여부를 결정한다. 박 장관은 11일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검수완박에 있어선 한 목소리를 냈지만 '내부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나온다. 검찰 개혁과 조직 분열에 대해 친정부 성향의 검찰 수뇌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복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는 8일 "껍질에 목을 넣는 거북이처럼, 모래 구덩이에 머리를 박는 타조처럼 사라져 버리는 분들"이라고 저격한데 이어 10일에는 "(고검장 회의에) 참석한 분들은 지난 수년간 검찰개혁을 진두지휘하며 현재의 개판인 상황을 초래하신 장본인들"이라고 연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