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논문도 '한미동맹'…쓰리스타 이종섭, 尹의 첫 국방장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한 뒤 가진 질의 응답 시간 도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이종섭 국방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튼튼한 안보와 강력한 국방력을 구축하면서 동맹국가와도 긴밀한 공조를 이뤄낼 것으로 기대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튼튼한 안보와 강력한 국방력 구축'이라는 국방부 장관의 기본 임무에 더해 '동맹국가와의 긴밀한 공조'를 언급한 것이 눈길을 끈다.
 
윤 당선인이 이 후보자의 경력을 소개하면서 "군사 작전과 국방 정책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온 분"으로 "특히 합참의 한미연합방위추진단장을 지내며 한미 안보 동맹에도 발전의 큰 기여를 했다"고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이 한미 군사현안에 밝다는 점을 내정 배경으로 언급함으로써 국방부 장관 본연의 임무와 함께 한미 안보동맹의 강화와 군사적 협력을 이종섭 후보자에게 주문한 셈이다. 
 
이종섭 후보자는 지난 2016년 제 7군단장(중장), 2017년-2018년 합참 차장 등을 거쳐 중장으로 예편했다. 중장 출신을 국방부 장관에 내정한 것은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윤광웅 전 국방부 장관 임명 이후 18년만이다.
 
이처럼 이례적인 내정은 한미 안보동맹을 중시하는 윤석열 당선인의 군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앞으로 자주국방과 함께 한미의 군사적 협력 강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자가 지난 1999년 테네시주립대학에서 받은 정치학 박사학위 논문 주제가 바로 '한미동맹 관계'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도 이날 8개 부처 장관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서 자주국방과 한미 안보 동맹 강화를 모두 언급했다.
 
이 후보자는 "우리 자체의 능력도 매우 중요하고 미국과 관계에서 미국의 억제 전력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 두 가지 축을 동시에 우리가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열린 윤석열 정부 8개 부처의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이 후보자가 미국의 억제 전력들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을 밝힘에 따라 올 하반기에는 연대급 이상의 연합부대가 참여하는 한미 전구급 실기동 훈련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구급 실기동 훈련은 지난 2018년 남북미 대화 국면을 계기로 중단된 바 있다.
 
아울러 자주국방의 맥락에서는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에 언습한 킬 체인(Kill Chain)-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 '3축 체계'를 내용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즉 사드의 추가 배치와 운용이 실제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이종섭 후보자는 앞으로 추진할 국방정책과 관련해 "우선순위의 기준으로 보면 가장 우선적으로 할 것은 군심을 한 방향으로 모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하면 현재 군심이 한 방향이 아니고 흩어졌다고 보는 것이다. 군심이 갈라졌다고 보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이종섭 후보자는 경북 영천 출신으로 육사 40기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비육사 출신 장성들이 국방의 주요 보직에 약진하면서 이른바 '육사 홀대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에 TK 출신이자 육사 출신인 이종섭 후보자를 내정한 것도 군 일각의 이런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기로 결정하면서 군심은 또 한 번 출렁였다. 
 
북한이 ICBM 모라토리엄을 파기한 데 이어 7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시점에서 '흩어진 군심'이 거론되는 상황은 위태롭다.
 
이종섭 후보자가 스스로 언급한 대로 군심을 한 방향으로 모아 자주국방과 한미안보 동맹 강화라는 두 과제를 효율적으로 추진해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이종섭 후보자는 "정부가 지금까지 발전시켜온 국방혁신을 성실하게 추진함으로써 외부의 위협에 대해서는 확실히 억제하고, 우리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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