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도시로 꼽히는 라스베이거스에서 글로벌 호텔 체인 MGM 그룹과 협업해 테마 객실을 마련하고, 멤버들이 즐겨 먹는 한식으로 특선 메뉴를 구성하고, 호텔 내 클럽에서 팬들을 위한 애프터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급기야 라스베이거스 관광청까지 계정명을 '보라해가스'(보라해'와 '라스베이거스'를 합친 말)로 바꿔 있는 힘껏 환영 인사를 전했다. 방탄소년단이라는 대형 그룹의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일 오전 10시 10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호텔 그랜드 콘퍼런스 센터에서 '하이브 더 시티 프로젝트 관계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더 시티'라는 신생 프로젝트가 이 정도의 규모와 내용으로 '실행'될 수 있던 데에는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이 있었다는 언급이 반복됐다.
김태호 하이브 COO는 라스베이거스 관광청이 '보라해가스'를 자처한 사례를 두고 "BTS가 가진 선한 영향력이라고 생각한다. 도시와의 협업을 전제로 팬분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까지 함께 즐기는 진정한 축제로 만들고자 한다"라며 "라스베이거스의 경험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형 도시에서 이 같은 대형 이벤트가 가능했던 것은 결국 그 주체가 '방탄소년단'이어서가 아니냐는 질문에 김 COO 역시 "당연히 BTS의 힘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이진형 CCO 또한 "당연히 방탄소년단과 같은 슈퍼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 재산권)가 움직일 때는 규모가 굉장히 커진다"라고 인정했다.
크리스 발디잔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 부사장은 방탄소년단의 팬 '아미'(ARMY)를 두고 "특별한 행사를 수천 번이나 했지만, 아미처럼 열정적인 모습은 제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전에 다른 가수와 협업한 이벤트와 이번 '더 시티'의 차이점을 물을 때도 그는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아미다. 팬들의 영향력과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공하려고 한다"라고 답했다.
스캇 맨슨 하이브 아메리카 사업 부문 대표도 아미를 언급했다. 그는 "저스틴 비버, 카니예 웨스트 등 다른 아티스트들을 위해 IP를 바탕으로 한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 적이 있지만 이런(방탄소년단 같은) 규모는 없었다. 차이가 있다면 팬 베이스의 차이인 것 같다. 팬들의 열정과 참여도가 굉장히 달랐다"라고 말했다.
이진형 CCO는 특히 방탄소년단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 CCO는 "회사는 방탄소년단이라는 아티스트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확인하고 싶고 그 끝이 어디일지도 알고 싶다"라며 "(아직) 그래미 수상하지 않아서 그쪽 분야에서 더 성장할 여지도 있을 것 같다. 정말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바라봤다.
이어 "한편으로 냉정하게 본다면 방탄소년단은 현재 전 세계 메인 스트림 음악 시장에 발을 들인 정도라고 생각한다. 아티스트의 영향력이 계속 커지는 것은 분명한데 그래미 (수상자에) 투표하는 음악계 내에서는 갈 길이 멀다는 걸 저희가 느낄 수 있었다. 남미,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거대한 시장이 아직 많이 남아 있고, 아직도 (방탄소년단은) 만날 팬들이 많다. 이 아티스트가 어디까지 다다를 수 있을지를 정말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오늘 저녁 7시 30분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라스베이거스' 2회차 공연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