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사고 이틀째인 이날 수중 수색 중 실종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항공대 소속 정비사인 차주일(42) 경장이 해저 헬기 동체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군 심해잠수사들은 이날 오전부터 2인 2조로 '표면공급잠수' 기법으로 수중 수색을 벌였다. 표면공급잠수 기법은 물 밖에서 공기를 공급받으면서 수중 수색 활동을 벌이는 작업이다.
이날 오전 11시 18분쯤 해저 58m에 가라앉은 헬기 안에서 시신 1구를 수습한 뒤 오후 12시 26분쯤 해군 군함으로 옮겼다. 시신에 착용된 제복 이름표를 통해 차 경장임을 확인했다.
해경은 이날 오후 12시 56분쯤 인양된 차 경장의 시신을 해군으로부터 넘겨받았다. 해경은 헬기를 이용해 차 경장의 시신을 소속 해경 항공청이 있는 부산 모 장례식장에 안치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전 5시 15분쯤 해경은 해군 함정 수중탐색장비(ROV)를 이용해 해저 약 58m에 있는 사고 헬기 동체를 확인했다. 사고 헬기는 발견 당시 해저에 뒤집혀 있는 상태였다.
해경은 현재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헬기 동체 인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오전 1시 32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남서쪽 370㎞ 해상에서 기장, 부기장, 전탐사, 정비사 등 4명을 태운 남해해경청 항공대 소속 헬기(S-92호)가 바다로 추락했다.
사고 헬기는 지난 7일 대만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교토1호의 한국인 선원 6명을 구조할 인력 6명을 해경 경비함정 3012함에 내려준 뒤 이륙하는 과정에서 곧바로 추락 사고가 났다.
헬기는 함정에서 이륙할 경우 저고도로 활주(수평) 비행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이륙 직후 30초~40초 사이에 사고가 난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이 사고로 부기장인 정두환(51) 경위와 전탐사인 황현준(28) 경장이 숨졌다. 정비사인 차모(42) 경장은 실종됐다. 기장인 최모(47) 경감은 인근에 있던 해경 경비함정 3012함에 구조됐다.
최 경감은 골절과 의식저하 등의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사고로 부상을 입은 최 기장과 숨진 정 부기장은 비행 경력이 각각 24년, 23년으로 베테랑이다. 평소 해경 원거리 광역 수색을 맡는 등 비행 경험이 풍부하지만 추락 사고를 당했다.
특히 숨진 황 경장은 내년 결혼을 앞두고 있던 터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