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때 보수 결집한 옹진군…군수 선거는 다를까

선거구가 섬으로 만 이뤄진 기초단체…'한반도 화약고'에 보수 성향 강해
역대 후보 절반 이상이 '무소속'…선거구도보다 인물 경쟁력 중시
국민의힘 문경복·백동현·조희동·김명남 예비후보 등록
민주당 장정민 군수 재선 도전…'한 번 당선되면 3선' 징크스 이어질지 관심

2018년 7대 지방선거 당시 인천시장·옹진군수·인천시의원 선거 옹진군 득표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오는 6월 1일 예정된 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옹진군수 선거는 '한 번 당선되면 내리 3선까지 당선된다'는 징크스가 어이질 지 관심이 쏠린다.
 
역대 민선 옹진군수는 민선 1~3기 조건호 군수, 4~6기 조윤길 군수, 7기 장정민 군 등 3명이 전부다. 이번 옹진군수 선거의 핵심 키워드는 가장 인구가 많은 '영흥도 표심'이다.
 

선거구가 섬으로 만 이뤄진 기초단체…'한반도 화약고'에 보수 성향 강해


 옹진군은 관할지역 전체가 섬으로 구성된 기초자치단체다. 군(郡) 내에는 백령도·대청도·대연평도·소연평도·덕적도·영흥도·자월도·시도·신도 등 유인도 26개와 무인도 74개가 있고, 농업과 수산업이 중심산업이다.
 
지리적으로는 서해 최북단 서해5도가 포함됐다. 서해5도 주민들은 1999년과 2002년 7명의 부상자와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제1·2 연평해전을 각각 겪었다. 2009년에는 대청해전, 2010년에는 46명이 희생된 천안함 피격사건이 서해5도에서 발생했다.
 
2010년 11월 분단 이후 최초의 민간구역 포격 도발로 기록된 23명의 사상자를 낸 연평도 포격전도 겪었다. 이 때문에 기본적으로 보수 성향을 보이고 한반도 평화 문제에 매우 민감하다.
 

유권자 1만8천여명 불과…인천시장 선거에도 영향 '요충지'


 9일 인천 정가에 따르면 이번 인천 지방선거에서 옹진군수 선거는 인천시장 선거만큼 높은 관심을 받는다. 옹진군 유권자는 1만8천여명에 불과하지만 역대 지방선거에서 강화군과 더불어 인천시장 후보 당락을 쥐락펴락하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 입장에서는 박빙 승부일수록 보수텃밭인 옹진군과 강화군에서 격차를 줄여야 하는 부담이 있다. 역대 선거를 결과를 보면 2010년 5대 지방선거 때 민주당 송영길 후보는 한나라당 안상수 시장을 8만7천여표 차이로 여유롭게 이겼는데, 당시 옹진군과 강화군에서는 각각 3500여 표와 1만2200여 표 차이로 졌다.
 
그러나 4년 뒤 6대 지방선거에서 송 시장은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에게 2만1500여 표 차이로 석패했는데, 가장 큰 표 차이가 발생한 곳이 강화군과 옹진군이었다. 유정복 후보는 강화에서 1만 2900표를, 옹진군에선 4700여 표를 더 받았다.
 
이번 8대 지방선거는 6대 지선 때만큼 '초접전'이 전망되는데, 옹진군과 강화군에서 민주당 후보가 얼마나 만회하느냐가 승패의 관건이다. 지난달 치른 21대 대선에서 인천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48.91%,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 47.05%를 결과를 냈다. 민주당 후보 지지세가 전국 결과보다 약간 높았다. 그러나 옹진군만 놓고 보면 윤석열 당선인이 59.0%, 이재명 후보가 35.0%에 그쳤다.
 

역대 후보 절반 이상이 '무소속'…선거구도보다 인물 경쟁력 중시


 옹진군은 대통령 선거나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늘 보수 후보의 손을 들어줬지만 군수 선거와 시의원 선거에서는 '인물' 경쟁력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때문에 역대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보다 '무소속 후보'가 더 많이 출마했다.
 
2018년 7대 지방선거 때도 옹진군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장정민 후보, 자유한국당 김정섭 후보, 무소속 손도신·김기조·김필우 후보 등이었다. 5명의 후보 가운데 3명이 무소속이었다. 2014년 6대 지방선거 때는 민주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고 새누리당 조윤길 후보와 무소속 김기조·손도신 후보 등 3파전으로 치렀다.
 
지난 5대 지방선거 때는 새누리당 조윤길 군수가 홀로 출마해 무투표 당선되는 상황이 벌어졌으며, 4대 지방선거 때는 인천시의원 선거서 '무소속' 김필우 후보가 옹진군 지역구로 당선되기도 했다. 그만큼 옹진군민들은 정당 간 선거구도보다 인물 경쟁력을 더 요구했다.


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옹진군수 국민의힘 예비후보들. 왼쪽부터 문경복, 백동현, 조희동, 김명남 예비후보.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민의힘 문경복·백동현·조희동·김명남…민주당 장정민 군수 출마 유력


현재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옹진군수 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들은 백동현(67) 옹진군의회 의장과 문경복(66) 전 인천시 건설교통국장, 언론인 출신의 조희동(66)씨, 김명남(59) 전 옹진수협 상임이사 등 4명으로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장정민 군수의 재선 도전이 유력하다. 군수 선거 출마가 예상됐던 백종빈 인천시의원은 시의원 재선에 나서기로 했다. 백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서 7226표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후보들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를 받았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5507표, 장정민 옹진군수는 5414표에 그쳤다.
 
옹진군은 그간 군수에 한 번 당선되면 연속으로 3선까지 하는 독특한 특성을 보였다. 장정민 군수가 재선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특히 장 군수는 지난 선거 당시 자유한국당 김정섭 후보를 467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는데 이는 가장 유권자가 많은 영흥도에서 1175표를 얻어 681표에 그친 김 후보를 따돌린 게 결정적이었다. 선거 당시 촛불시위에 이은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영향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대선에서 영흥도 주민들은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에게 2016표를 줘 1496표에 그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보다 500여표를 더 몰아줬다.
 
게다가 장 군수는 지난해 어버이날 행사때 주민들에게 수건을 돌리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는 등 구설수에 오르는 모습을 종종 보여 현직의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그의 재선 도전은 지난 선거보다 한층 힘겨운 싸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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