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8일 새로운 원내대표로 4선의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을 선출했다. 윤석열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권 신임 원내대표는 압도적 몰표를 받으며 당선됐는데, 그만큼 당 내에서 윤 당선인과 격의 없이 소통하며 국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 102명이 투표한 가운데, 81명의 선택을 받았다. 경쟁자였던 3선의 조해진 의원은 21표에 그쳤다.
국민의힘 및 전신인 미래통합당·자유한국당 시기 열렸던 6번의 원내대표 선거와 비교해도 권 의원을 향한 지지세는 압도적이다. 지난 2018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선출 당시, 1위와 2위 후보 사이 격차가 35표로 가장 컸는데, 권 의원은 이를 두 배 이상 뛰어 넘는 득표를 얻어낸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상당한 격차로 그만큼 높은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권 원내대표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윤석열 당선인의 측근 중 측근이다. 윤석열 당선인의 외가가 위치한 강원 강릉 출생으로 10대 시절 당선인과 함께 뛰어놀았다고 한다. 사법연수원 17기 출신으로 지난 1991년 검사로 임관했으며, 2008년 이명박 정권에서 민정수석비서관실 법무비서관으로 일했다.
이듬해 강원 강릉에서 재보선으로 당선돼 18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이후 21대까지 4선을 지냈다. 다년간의 의정 생활로 국회 상임위를 두루 거쳤으며, 지난 2016년~2018년에는 법사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해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윤 당선인이 정치 참여를 고민하던 시기부터 격의없이 소통하며 입당 과정, 경선·대선 캠프 등을 지근거리에서 지원하며 측근 중의 측근으로 자리잡았다. 후보 선출 이후에는 후보 비서실장에 '곳간지기' 당 사무총장을 맡으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지위를 공고히했지만, 선대위가 내홍을 겪는 도중 모든 직책을 내려놓기도 했다.
결국, 인수위원회 등 선거 이후에 직책은 맡지 않았지만 현재까지도 각종 영역에서 가감 없이 윤 당선인과 직접 의견을 교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권 의원은 이날 당선 직후 인사말을 통해서도 "제가 요즘 당선인을 옆에서 뵈면, 조금 안 됐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우리는 좋고 기쁘지만 본인의 업무가 너무 많아 조금 안쓰럽고, 건강이 버텨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윤 당선인과의 깊은 신뢰 관계와 국정 과제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당정청 관계에는 순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여소야대 국면을 헤쳐나갈 복안은 과제로 남았다. 2년 뒤 차기 총선까지 180석에 육박하는 민주당을 상대로 추경, 인사청문회, 국정과제 성과를 위한 법안 처리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권 원내대표는 "기쁨과 영광보다는 어깨가 더 무겁고 앞으로 이 험난한 길을 어떻게 해쳐 나갈지 고민이 많이 된다"면서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순항하도록 야당과의 협치에 더욱 정력을 쏟고, 국민의힘 의원 한분 한분의 도움으로 어려운 정치 환경을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도 권 원내대표 선출 직후 전화를 통해 "당정이 환상의 호흡으로 국민만을 위한 원팀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며 당내 화합과 여야 협치의 과제를 원만하게 풀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