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남해지방해양경찰청에는 추락한 S-92 헬기 승무원 가족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
한 승무원 가족은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그를 위로하는 또 다른 가족도 훌쩍이며 울음을 삼켰다.
가족들을 안내하는 해경 관계자들 역시 동료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에 고개를 숙인 채 한숨을 쉬었다.
일부 사망자 가족들은 오전 10시쯤 빈소가 마련될 부산시민장례식장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으며, 일부 가족은 남해해경청 건물에 남아 소식을 기다렸다.
이 사고로 부기장 정모(50) 경위와 전탐사 황모(27) 경장이 숨졌고, 정비사 차모(42) 경장이 실종됐다.
기장 최모(47) 경감은 다발성 골절 등 중상을 입고 현재 헬기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 중인 상태며, 의사소통은 가능한 상황이라고 해경은 밝혔다.
사고를 당한 기장과 부기장은 모두 비행시간이 3000시간을 넘긴 베테랑들로 알려졌으며, 기장을 제외한 승무원들은 모두 부산에 거주지를 두고 있다.
특히 숨진 전탐사 황모 경장은 다음 해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황 경장의 아버지는 "아들은 해경에 들어올 때부터 쭉 헬기를 탔다"며 "4~5년 정도 사귄 여자친구와 내년에 결혼할 계획이었고, 여자친구도 가족들과 같이 장례식장에 가 있다"고 말했다.
숨진 승무원과 함께 근무한 해경 동료들은 평소 임무에 적극적으로 나서던 동료가 사고를 당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승무원들과 함께 근무한 한 해경은 "이 헬기 탑승자들은 각종 구조나 수색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 항공 임무를 펼치던 팀"이라며 "특히 기장은 학생, 부기장, 기장, 교관 4단계 중에서 가장 높은 단계인 '교관 기장'을 맡을 정도로 베테랑"이라고 말했다.
이어 "숨진 부기장은 사고 헬기와는 다른 기종인 '흰수리'급 헬기 기장을 맡아 관할 해역에서 발생한 사고 현장에 자주 출동했다"며 "특히 지난해 10월 11일 하루 동안 발생한 남형제도 레저보트 침몰 사고와 홍도 스쿠버다이빙 선박 전복 현장에 모두 출동하는 등 책임감도 강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추락한 헬기는 조난 신고가 접수된 선박 '교토1호' 수색에 참여할 중앙해양특수구조단 대원 6명을 태우고 7일 오후 9시 5분 김해공항을 이륙했다.
제주공항을 거쳐 8일 오전 0시 53분 선박을 수색 중이던 해경 3012함에 착륙해 구조단 대원과 장비를 모두 내려준 뒤, 오전 1시 30분 이륙해 부산으로 향하다 2분 만에 추락했다.
추락 헬기는 미국 시콜스키 사가 제작한 대형 헬기로, 해경은 모두 2대를 운용 중이었으며 지난 2014년 부산항공대에 배치됐다고 해경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