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꼬마 숙녀의 눈물 "오승환 아저씨 응원에 암 이겨냈어요"

'아저씨, 저 이렇게 건장하게 자랐어요' 2016년 12월 소아암 투병 중이던 박건희 양은 당시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홍보대사였던 오승환의 격려와 응원을 받은 뒤 수술과 치료를 거쳐 완치 단계에 접어들었고, 8일 삼성-키움의 대구 개막전 시구까지 맡게 됐다. 박건희 양 제공

프로야구 삼성의 올 시즌 홈 개막전에 특별한 시구자가 나선다. 소아암으로 투병 중이던 6년 전 오승환(40·삼성)의 위로를 받은 뒤 큰 힘을 얻어 완치 단계에 이른 어린이다.

삼성은 8일 오후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과 홈 개막전을 치른다. 이날 시구자는 박건희 양(10)이다.

박 양은 지난 2016년 12월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암 병동을 방문한 오승환과 만났다. 당시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에서 뛰던 오승환이 시즌을 마친 뒤 귀국해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홍보대사로서 소아암 환우들을 찾아 응원한 것.

이후 박 양은 수술과 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회복했다. 스키와 수영 등 운동을 즐길 정도로 암 완치 단계에 이르렀다.

그 사이 오승환은 MLB 생활을 마치고 2020년 친정팀 삼성으로 복귀했다. 2016년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던 박 양은 TV 중계에서 오승환이 나올 때마다 "엄마, 나 저 아저씨 알아. 아플 때 응원해주셨던 고마운 아저씨"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더 나아가 박 양은 오승환과 재회하기를 원했다. 평소 가족들과 야구장을 자주 찾는 박 양은 시구자로 나서 건강을 완전히 회복한 모습을 오승환에게 보여주기를 바랐다. 이 사연을 접한 삼성 구단은 올해 홈 개막전 시구자로 박 양을 선정하게 된 것이다.

2016년 12월 오승환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암 병동을 찾아 당시 5살이던 박건희 양을 안아준 모습. MBN 뉴스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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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양의 어머니는 7일 CBS노컷뉴스에 "당시 건희가 수술하기 바로 전날이었는데 미숙아로 태어나 암까지 걸린 건희에게 중요한 날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런데 오승환 선수가 귀국하자마자 첫 일정으로 소아암 병동을 찾았다고 하더라"면서 "그렇게 응원해주고 격려한 게 아이에게 큰 힘이 됐고, 정말 고마웠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박 양도 "오승환 아저씨와 다시 만나게 돼서 설레고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많은 관중 앞에서 시구를 하게 돼서 떨린다"면서도 "그래도 야구장 안으로 들어가 아저씨와 만나니까 괜찮을 것 같다"고 짐짓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이제는 밥도 잘 먹고 학교도 잘 다니는 건강한 모습을 아저씨에게 많이 보여주고 싶다"는 박 양이다. 박 양의 어머니는 "수술과 치료 과정에서 물이 가슴막안에 고이는 유미흉이 오는 등 어려움도 적잖았다"면서도 "이제는 6개월 관찰을 넘어 2년 뒤 관찰 단계인데 완치로 가는 과정"이라고 귀띔했다.

박 양은 "오승환 아저씨에게 어떤 말을 들려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6년 전에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며 엄마 품에 안겨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6년 전 암 투병 중인 어린이들에게 전했던 오승환의 따뜻한 응원과 격려, 그 어린이가 이제는 건강하게 자라 오승환이 뛰는 경기에서 가장 뜻깊은 시구를 던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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