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트를 내주고 2세트를 따냈지만 3세트 19 대 24로 격차가 벌어졌다.
상대는 세트 포인트. 여유가 있었다. 모두가 4세트를 생각했던 순간, KB손해보험 케이타는 말도 안 되는 '역전 극장'을 연출했다.
20 대 24에서 맞은 서브 기회. 자칫 실수가 나오면 그대로 세트가 끝날 수 있었다.
케이타는 평소처럼 있는 힘껏 스파이크 서브를 날렸다. 이어 KB손보가 대한항공의 공격을 막아냈고 케이타는 다시 날아올라 백어택을 꽂았다. 그게 점수로 연결됐다.
서브와 수비, 공격. 한번으로 끝날 것 같은 패턴은 4번이나 이어졌다. 점수가 올라갈 때마다 홈 팬들의 환호는 커졌다. 같은 패턴을 반복한 케이타는 승부를 24 대 24 듀스로 끌고 갔고 서브 에이스까지 터뜨려 25 대 24로 역전했다.
케이타의 서브 에이스가 터지는 순간 경기장은 팬들의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결국 세트 포인트까지 따내며 27 대 25로 승부를 뒤집은 케이타였다. 4세트에도 케이타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고 매치 포인트까지 책임졌다.
케이타의 활약으로 KB손보는 7일 경기 의정부실내체육관 홈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챔피언 결정 2차전에서 역전승을 거머쥐었다. 3전 2승제 시리즈에서 1승 1패 균형을 이뤘다.
케이타는 경기 후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어 인사와 함께 인터뷰에 나섰다. 그는 "너무 기분이 좋다"며 "경기 전 선수들과 '인천에 꼭 가자'고 이야기했고 그걸 위해 열심히 싸웠는데 내가 했던 말을 이뤄서 너무 좋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3세트 위기 상황에 대해 케이타는 "그냥 '케이타' 마인드로 했다"면서 미소를 보였다. 그는 "그게 나의 본 모습"이라면서 "그 순간에는 되면 되는 것이고 안 되면 다음 세트에서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그저 도전하는 마음이었는데 잘 됐다는 것.
지난 5일 1차전에서 대한항공의 블로킹에 고전하며 경기에 패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이날 경기에 대해 케이타는 "사실 오늘 경기는 대한항공이 우리에게 조금 쉽게 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케이타는 "1차전은 대한항공이 나에 대한 분석이 많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지고 와서 영상을 많이 돌려 봤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상대 수비 포지션 변화를 깨달았고 2차전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마지막 3차전에 대해 케이타는 "마지막 경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쉽지 않다고 해서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 약속한 것이 있고 저는 약속을 꼭 지키는 사람이다.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에서 마지막 시즌이 될 수도 있는 케이타가 약속 대로 KB손보에 우승을 안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