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당원 '의총 5적' 문자폭탄에 '검수완박' 재시동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수사 완전 박탈)'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지난 5일 정책의원총회 이후 각종 간담회를 거쳐 오는 12일 다시 의총을 열고 당론을 정할 계획이다. 당 지도부도 연일 회의에서 검찰개혁을 강조했다. 당 전체 일정이 검찰개혁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제는 거칠 것이 없다는 분위기다.당의 한 의원은 "180석 의석으로 검찰개혁 하나 통과 못 시켰냐는 강성 지지자들의 눈초리를 외면하기 힘들다. 이제는 5월 새 정부 출범 전까지 반드시 검찰개혁을 통과시켜야만 하는, 의원들도 말 그대로 코너에 몰린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실제 강성 지지자들은 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을 보내며 검수완박을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민주당 모든 의원실에 일일이 전화를 돌려 검찰개혁에 대한 찬반 입장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지지자들은 4월 내 검찰개혁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6월 지방선거를 보이콧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지난 5일 의총에서 '검찰개혁 반대' 발언을 한 의원들 몇몇은 '의총 5적'으로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親李 지도부'도 개혁에 완강…당내 반대 쉽지 않아
검찰개혁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타이밍이 잘못됐다는 게 다수의 지적이다. 대선에서 패배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다. 쇄신과 반성으로도 부족한 시간에 민생과는 다소 거리감 있는 검찰개혁 카드를 다시 꺼내들어 민주당 전체가 매몰됐다는 원성이 자자하다.그럼에도 당 지도부는 리스크를 무릅쓰고 검찰개혁 완수를 강조한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TBS 라디오에 출연해 국회통과를 확신했다. 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 가능성에 대해서도 "토론 종결 신청을 하면 필리버스터를 끝낼 수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처럼 강성 지지자들을 비롯해 친이재명계로 이뤄진 당 지도부까지 검찰개혁에 완강하다보니 당내 일반 의원들도 개혁 목소리에 동조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당의 한 의원은 "검찰개혁을 지금 하는 게 말이 되냐는 입장도 내부적으로 꽤 있다"면서도 "강성 지지자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의원들끼리 모인 의원총회에서도 자기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文·李 수사 의식?…"당 이끌 어른 없어"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당 내에서 강성 지지자들의 반대를 쳐내고 교통정리를 해줄 수 있는 '어른'이 없다는 게 너무 아쉬운 상황"이라며 "최근 친문(親문재인)에서 친명(親이재명)으로 당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중진들의 역할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현실적으로 민주당에 남은 시간은 한 달이다. 다음달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 검찰 출신인 윤 당선인이 검찰개혁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민주당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