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금리 인상전 '동학개미', '서학개미' '영끌' '빚투' 등 주식투자 열풍이 이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계가 보유한 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차입금도 190조 원에 육박하며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가계 주식투자의 상당 부분이 대출을 통한 '빚투'로 이뤄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순자금 운용액은 해당 경제주체의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으로, 보통 가계는 이 순자금 운용액이 양(+)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의 방식으로 기업이나 정부 등 다른 경제주체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가계의 순자금 운용액 감소는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소비가 본격적으로 늘어 그만큼 여윳돈도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금 운용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가계의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92조 5천억 원·비거주자 발행주식 제외)가 2020년보다 36조 9천억 원 늘어 2009년 통계 편제 이래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투자펀드를 제외하고 가계는 지난해 국내외 주식에만 110조 5천억 원의 자금을 운용했다. 이중 국내주식은 87조 6천억 원, 해외주식은 22조 9천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가계의 전체 금융자산 내 주식 비중도 2020년 말 19.4%에서 지난해 말 20.8%로 늘면서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2020년 말 기준으로 비교하면 우리나라 가계의 주식 비중(19.4%)은 미국(36.9%)과 프랑스(22.2%)보다는 낮지만 영국(10.4%), 일본(10.9%)을 웃돌았다.
다만 지난해 8월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주식투자 열기는 식었다.
상반기 80조 9천억 원에 달했던 가계의 국내외 주식 취득액은 하반기에는 29조 6천억 원에 머물렀다.
반대로 장기저축성예금은 상반기 10조 6천억 원 감소에서 하반기 16조 1천억 원 증가로 돌아서면서 금리 인상 등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방중권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가계의 대출 등 자금조달 규모가 늘어난 것은 주택 관련 대출 수요가 이어진데다, 소비 회복으로 판매신용(결제 전 카드사용액 등)도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지난해 순조달 규모가 74조 3천억 원으로 2020년(89조 6천억 원)보다 줄었다. 수출 호조 등으로 기업의 영업이익이 크게 늘면서 자금 사정이 좋아졌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정부 부문의 순조달 규모도 같은 기간 20조 6천억 원에서 12조 7천억 원으로 축소됐다.
코로나19 등에 대응해 적극적으로 재정을 집행하면서 정부 소비가 늘었지만, 국세 수입이 더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