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오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가해진 제재를 봐야 한다"며 "그 것은 중국 시진핑 주석이 어떤 물질적인 방식으로든 푸틴을 지지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 지를 상당히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재정적으로든 군사적으로든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도울 경우 입게 될 피해를 경고해 왔지만 중국에 가해질 제재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왔다.
하지만 이날 셔먼 부장관이 엘리트, 재벌 및 조력자에 대한 제재와 수출 통제 등을 언급하며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동맹국들과 함께 전례 없는 방식으로 제재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이번 사태에서 교훈을 얻기 바란다"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셔먼 부장관의 발언은 중국이 러시아를 도울 경우 시진핑 주석 가족과 측근에 대한 제재는 물론 중국 금융기관들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등의 강력한 조치가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 행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추가제재로 전체적으로 러시아 은행의 3분의 2 이상이 전면 차단 대상에 포함되며, 이들의 자산 규모는 침공 이전 기준으로 1조4천억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또 그동안 에너지분야에 한정됐던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가 전 분야로 확대돼 전면 금지되고 푸틴 대통령의 두 딸도 제재 명단에 올랐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위 전 고문은 지난주 블로그에서 "중국이 러시아와 유사한 제재에 직면한다면 해외 자산이 0이 되는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막대한 무역 흑자를 미국 채권 등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부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중국은 1조 6천억 달러 상당의 미국 국채를 보유해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보유국이다.
왕 전 부총재도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주로 달러와 유로 등으로 선진국에 예치돼 있다"며 "미국이나 유럽과 관계가 단절되면 외환 보유고 안보가 크게 위협 받는 것임을 의미한다"는 견해를 경제 전문매체 차이신에 기고한 글에서 밝혔다.
한편 셔먼 부장관은 "중국이 (러시아와 관련해) 다소 갈등을 겪고 있다는 징후를 우리 모두가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도 피력했다. 중국이 러시아와 동맹이 아니라고 공개적으로 얘기해 온데다가 부차 학살 사건을 보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지 않겠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