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간한 '경제동향'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대외 여건이 악화하며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직전 3월호에서도 KDI는 지정학적 위험 즉, 우크라이나 사태에 기인한 국제유가 등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이 우리 경제에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었다.
그 가능성이 이번 호에서는 '경기 하방 위험 확대'로 구체화한 것이다.
특히, KDI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경제적 파급 현황'을 별도로 자세하게 분석해 놓았다.
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와 이에 따른 대러시아 경제 제재로 대외적으로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국제금융시장 불안, 세계제조업심리 악화 등 현상이 발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원유와 니켈, 소맥 등 원자재와 농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고, 러시아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으로 국제금융시장은 불안정해졌다.
이런 가운데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이 주요국 금리 인상 가속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했다.
KDI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는 세계경제의 성장률 하락과 인플레이션 상승의 주요한 위험 요인으로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다수 실물지표가 지난 2월까지 수치만 공표돼 우크라이나 사태가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3월 지표가 발표된 부문에서는 부정적 영향이 일부 관찰된다.
지난달 수출은 러시아(-55.6%)와 우크라이나(-95.8%)에서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두 나라와 경제적으로 밀접한 EU(-2.0%)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또, 생산비용 증가와 러시아 경제 제재에 따른 교역 제한 그리고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으로 자동차 등 주요 수출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심리가 급격하게 악화했다.
자동차 업황BSI 전망은 지난달 92에서 이달 67로 무려 25포인트 폭락했고 제조업과 수출기업, 전자·영상·통신장비 업황BSI 전망도 모두 3월 대비 10포인트 이상 크게 떨어졌다.
KDI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는 우리 수출에 점진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높은 물가 상승률 지속으로 금리 인상을 가속하면서 경기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