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수사시계'…이재명, 여의도 입성 당겨지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지난달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해단식을 마치고 당직자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 관련 의혹을 두고 수사에 속도가 붙기 시작하자 당과 이 고문 측 모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급기야 당내 검찰개혁 논의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당초 오는 8월 전당대회로 예상했던 이 고문의 복귀 시점이 6월 보궐선거로 당겨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빨라진 수사에 이재명 '분당을 보궐설'까지

경찰이 지난 4일 이재명 고문의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경기도청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동시에 대장동 개발 사건 관련 로비 의혹을 받는 전·현직 성남시의원들에 대한 조사도 시작됐다.
 
예상보다 빨라진 '수사 시계'에 이 고문 측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당초 8월 당대표 선거에 맞춰 복귀하려던 계획을 오는 6월 보궐선거로 당겨야한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보궐 지역구로 '경기 성남시 분당을'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이곳은 이재명 측근 모임 '7인회' 소속 민주당 김병욱 의원의 지역구다. 성남시장 출마 요구를 받는 김 의원이 시장에 출마하고, 오는 6월 이 고문이 분당을 보궐선거에 출마해 여의도에 입성한다는 그림이다.
 
김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며칠 전부터 주민들이나 지역 사회 단체에서 계속 성남시장 출마를 요구하고 있는데,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면서도 "지방선거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면 전국적으로 '올코트 프레싱'을 해야 되는데 그런 데 성남이 끼어 있는 것"이라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김 의원의 성남시장 출마와는 별개로 이 고문의 분당을 출마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분당을은 이번 대선에서 부동산 정책 여파로 민주당이 크게 패한 곳이다. 이 고문이 출마했다가 낙선하면 재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고문의 한 측근은 "분당 출마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출마설이 나돈다"면서 "지금 이 고문이 전혀 외부 일정이나 메시지가 없다보니 여러 얘기들이 정치권에 도는 것 같다. 이 고문은 향후 행보에 대해 어떤 것도 말한 적이 없다. 그럴 때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당도 '검찰개혁'으로 측면 지원…국회 통과는 미지수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친이재명계로 구성된 민주당 지도부도 검찰은 물론 이례적으로 경찰까지 비판하며 '이재명 지키기'에 나섰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비대위 회의에서 "정치보복 의도가 명백한 검찰의 산업통상자원부 압수수색을 이어받아 경찰이 '이재명 죽이기'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검찰개혁을 끝까지 책임지고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검찰개혁 문제와 관련해 당론을 결정하지 못하는 등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지난 5일 정책의총을 열고 '검찰 수사권 폐지에 따른 경찰권 비대화 문제'까지 담아 검찰개혁 문제를 폭넓게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설사 당론을 낸다고 해도 검찰개혁안은 곧 집권여당이 될 국민의힘의 반대에 부딪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당의 한 초선 의원은 "172석을 가진 민주당이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독처리는 힘든 분위기다. 당내 중진들부터가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7일 '검찰 수사권 분리 문제'를 주제로 소속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어 검찰개혁의 방법론과 시기를 둘러싼 이견을 최대한 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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