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윤핵관'의 맏형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권 의원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 가운데 조 의원 등 나머지 후보들이 얼마나 선전하는지가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4선 의원인 권성동 의원은 5일 윤 당선인과의 '신뢰'를 전면에 내세우며 출사표를 던졌다. 권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윤 당선인과) 인간적 신뢰를 바탕으로 당정 간에 불필요한 오해와 마찰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들과의 문답에서도 "대선 캠프라든가 (대통령직)인수위 구성에서 일정한 역할을 한 제가 (원내대표를) 하는 것이 원활한 당정관계를 위해 좋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대선) 경선과 본선 과정에서 당선인에게 쓴소리와 직언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추대론에 대해서는 "당내 갈등을 최소화하고 당내 화합을 위해 추대하는 것도 방안 중 하나"라면서도 "당내 건강한 민주주의를 위해선 경선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의 대항마로 3선의 조해진 의원도 이날 출마를 선언했다. 조 의원은 권 의원을 견제하는데 출마 기자회견의 상당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누구와 가까우니까 유리하다, 힘있는 사람을 내세워야 한다는 이야기는, 그 동안 우리가 고장난 녹음기처럼 지루하게 들어온 논리"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누구와 가까운 사람을 내세우는 것은) 오히려 집권당의 종속화와 무력화, 거수기화를 통해서 야당으로부터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라는 비판을 자초했을 뿐"이라며 "우리 당이 구사일생, 기사회생의 대선을 치른 지 며칠 됐다고 벌써부터 그런 구태의연한 의식으로 퇴행한다면, 변화와 개혁, 공존과 상생의 꿈은 요원하고, 새 정부의 앞날에도 희망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 외에 3선의 박대출 의원은 마지막까지 원내대표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이날 경남도지사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밖에 당내 중진 가운데 원내대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됐던 윤상현 의원은 오히려 '권성동 추대론'을 내세우며 일찌감치 출마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고, 지난 대선에서 선거대책본부 상황실장을 맡으며 윤 당선인의 신임이 두터운 3선의 윤재옥 의원은 권성동 의원의 출마로 역할이 겹친다고 판단해 불출마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경찰청장 출신인 윤 의원은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로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에따라 이번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는 권성동-조해진 2파전, 또는 권성동-조해진-박대출 3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판세는 '윤심(尹心'을 등에 업은 권 의원 쪽으로 기울었다는 시각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윤 당선인이 김태흠 의원에게 직접 연락해 충남지사 출마를 권유한 것도 지방선거 승리라는 목표 못지 않게 원내대표 선거에서 권 의원을 염두해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정부 출범 초기에는 정부와 당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고 그 때문에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사람이 원내대표를 맡는 것이 바람직한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아무래도 권 의원이 자타공인 윤 당선인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적임자라는 의견이 많은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조해진.박대출 의원 모두 3선으로 당내 중책을 맡을 때가 됐다는 점에서 출마하면 필승 각오로 임할 것"이라며 "다만, 판세가 윤심을 등에 업은 권 의원 쪽에 유리한 만큼 얼마나 표차를 줄여 존재감을 드러내느냐가 승패를 떠나 관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