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첫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에서 노사 양측이 '차등적용' 논란 속에 신경전을 벌였다.
최저임금위원회는 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1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재적위원 27명 가운데 공익위원과 사용자위원 각각 9명과 근로자위원 6명 등 총 24명이 참석했다.
이날 박준식 위원장은 "최저임금 수준은 국민경제의 생산성, 물가수준 등을 반영하되 저임금 노동자 생활안정, 경제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용인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예측 가능한 범위의 합리적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최저임금 인상 기준을 설명했다.
이어 노사 양측 위원들의 대표들은 최근 논란이 된 최저임금 차등적용 문제를 거론하며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근로자위원 대표로 민주노총 박희은 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경영계는 업종·지역별 구분적용을 주장하고 있다"며 "지역별 차등적용은 최저임금위 심의 대상도 아니고, 업종별 차등적용도 근거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임위에서 반복되는 불필요한 논의를 이제는 걷어내야 한다"며 "오히려 (업종별 차등적용 관련) 단서조항을 삭제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류기정 전무는 "법으로 보장된 업종별 구분적용이 그간 심도 있게 논의되지 못했다"며 "올해는 전향적으로, 심도 있게 논의하는 최임위가 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한편 공익위원 간사인 숙명여대 경영학과 권순원 교수는 "공익위원 거취를 묻는 분들이 많다. 지금까지 사퇴를 밝히거나 말씀하신 분은 한 분도 없다"며 "공익위원들은 지위가 유지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심의에 임할 것이니 거취 질문은 안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공익위원 9명 가운데 상임위원 1명을 제외한 8명은 지난해 5월 14일 새 임기를 시작해 2024년 5월 13일까지 임기가 남았다.
그럼에도 이를 새삼스럽게 강조한 배경에는 윤 당선인과 경영계가 업종·지역별 차등적용을 거론하면서 최임위의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들이 대거 '물갈이' 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을 고려한 것으로 읽힌다.
지난해 최임위에서는 업종별 차등적용에 대해 반대 15표, 찬성 11표, 기권 1표로 부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