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전날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유 전 본부장을 추가 기소했다. 유 전 본부장이 지난해 9월,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제3자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주고 없애라고 지시했다는 혐의다.
유 전 본부장의 구속 기간 만료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이뤄진 검찰의 추가 기소인만큼 구속 기간 연장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0월 21일 유 전 본부장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과 '부정처사 후 수뢰 약속' 혐의를 적용했고, 이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추가로 기소했다.
다만 재판이 큰 진전 없이 장기화되면서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을 1심에서 구속할 수 있는 기간(6개월)이 곧 만료되는 상황이다. 이에 검찰이 새로운 혐의인 증거인멸 교사를 적용해 유 전 본부장의 구속기간 연장을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유 전 본부장 측은 "검찰의 무리한 기소"란 입장이다. 유동규 측 변호인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구속 기간 연장이라는 검찰의 의도가 추측되는 상황에서 이뤄진 무리한 기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정도 개연성이라면 (수사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바꾼 사람은 다 증거인멸인 셈"이라며 "검찰이 구속 기간 연장을 위해 이 혐의를 근거로 삼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영장이) 발부될 경우 안 좋은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 입장에선 대장동 수사의 핵심 인물인 유 전 본부장의 신병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재판이 뚜렷한 진전 없이 공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인물에 대한 불구속 재판이 이뤄질 경우 장기전 부담도 생긴다. 또 국민적 관심사가 쏠린 사건에서 핵심 키맨이 풀려날 경우 검찰이 느낄 부담도 상당할 수밖에 없다.
한편 법원은 이날 재정결정부를 통해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추가 기소 건을 합의부에서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기존 대장동 의혹 관련 재판을 전담해 온 형사합의 22부가 유 전 본부장의 추가 구속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