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 등지에서의 러시아군 철수는 예상보다 폭넓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 국경에서 30여㎞밖에 떨어지지 않은 수미 지역은 러시아군에 함락않았고 포위공격을 받던 체르니히우와 키이우의 연결로도 다시 열렸다. 집중 공격을 받아온 키이우도 러시아군 철수로 포격 사정권에서 벗어났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전투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이래 키이우를 비롯한 북부지역의 병력 철수가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드미트로 지비스키 수미주(州) 주지사는 이날 국영방송에 러시아 군대가 북부 수미 지역 어떤 곳도 더는 점령하고 있지 않으며 대부분 철수했다고 밝혔다. 키이우 서쪽에 있는 지토미르주에서도 러시아군 철수가 사실상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북부 도시 체르니히우 당국도 러시아군 일부를 제외하고 상당수가 철수했다고 밝혔다. 키이우 주변 지역 역시 당초 배치된 러시아군 병력의 2/3가 떠났다는 것이 미국 국방부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의 신속한 퇴각은 여러 측면에서 전력이 소진되고, 남부 마리우폴 점령을 위한 시가전과 우크라이나군이 방어 거점을 구축하고 있는 돈바스 지역에서의 재래식 군사작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가디언은 우크라이나군이 키이우 등 북서부에서는 러시아군을 물리치고, 돈바스 지역에 강력한 방어 거점들을 구축하고 있지만 러시아군을 몰아낼 능력은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여전히 공격 능력과 공격 의지를 가지고 있는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역의 우크라이나군을 포위하기 위해 전략적 요충지인 이지움 남쪽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군이 전력을 집중하고 있는 마리우폴 점령에 성공할 경우, 러시아는 크림반도와 돈바스 사이 남부를 통제할 것이며, 오데사가 봉쇄된 상태에서, 우크라이나는 바다에 접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