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파친코' 역사왜곡 비난…서경덕 "가해역사 알려질까 두려운 것"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포스터. 애플TV+ 제공
재일 한국인의 삶을 다룬 애플TV+ 글로벌 프로젝트 '파친코'를 두고 일부 일본 누리꾼이 '역사왜곡'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서경덕 교수가 이를 지적하고 나섰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4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장문의 글을 올리고 "일본의 일부 누리꾼은 SNS를 통해 '한국이 새로운 반일 드라마를 세계에 전송했다' 등 어이없는 비난을 내뱉고 있는 중"이라며 "이는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통해 일본의 가해 역사가 전 세계에 제대로 알려질까 하는 두려워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가 지난 25일 3개 시리즈가 공개된 직후 "강렬하게 마음을 뒤흔드는 시대를 초월한 이야기"(할리우드 리포터) "눈부신 한국의 서사시"(BBC) 등 해외 평단과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공개 후 미국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는 신선도 지수 100%를 기록했으며, 관객 평가도 93%로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또한 미국 영화정보 사이트 IMDb에서도 10점 만점에 8.6점을 받았다.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하는 '파친코'는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4대에 걸친 이야기를 통해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인, '자이니치'(ざいにち, 재일 한국인)라고도 불리는 재일교포 등 시대적 배경 속에서 차별받고 정체성을 고민하는 이민자들의 삶을 그려내 호평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 일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한일합병은 한국 경제 성장에 큰 도움을 줬다" "'파친코'는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 "일본 정부는 한국의 불법 이민자들을 보호하고 2세까지 남을 수 있도록 허가했다" "원작 소설 작가는 일본에 대한 적개심을 자극해 거짓으로 돈을 벌었다" "한국 드라마와 소설은 역사를 조작하고 반일적" 등 '파친코'를 향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관해 서경덕 교수는 "'파친코'는 일본의 쌀 수탈, 강제 징용, 일본군 '위안부' 등 일제에 탄압받던 조선인들의 모습, 일본으로 건너간 이들에게 벌어진 관동 대지진 학살 등 역사적 사실을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오징어 게임'의 전 세계적 인기를 통해 국경의 벽을 허무는 OTT의 힘을 우리는 경험했다. 일본 누리꾼들 역시 이를 잘 알기에 더 두려워하는 모양새"라며 "일본 내 주요 매체들은 드라마 자체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고 있는 중이며, 애플 재팬은 홍보를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서 교수는 "하지만 '파친코'의 세계적인 열풍이 일본의 가해 역사를 전 세계인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데 큰 일조를 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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