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우가 끝내기 승리의 영웅이 됐다면, 야시엘 푸이그는 승리로 가는 길을 놓은 행운의 아이콘이었다.
3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시즌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개막 2연전 둘째 날 경기.
개막전에서 롯데에게 패한 키움은 경기 중반까지 3대1로 앞서갔다. 하지만 8회초 롯데에게 2점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롯데는 9회초와 연장 10회초 득점권 기회를 모두 살리지 못했고 기회는 키움에게 찾아왔다.
10회말 1사 후 메이저리그 출신 푸이그가 때린 타구가 우측 방향으로 높게 치솟았다. 2루수가 조금 뒤로 가거나 우익수가 앞으로 달려나와 여유있게 잡을 수 있는 공으로 보였다.
하지만 돔구장 변수가 발생했다.
고척돔의 천장은 하이브리드 구조로 철골을 테프론막이 감싸는 형태다. 공이 매우 높게 뜰 경우 공과 테프론막의 색상이 비슷해 수비수가 포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공이 직접 천장에 맞을 때도 있다.
롯데 야수들은 푸이그의 공을 놓쳤다. 이때 푸이그의 적극성이 빛을 발했다. 푸이그는 평범한 뜬공을 치고도 포기하지 않고 질주를 계속 해 2루까지 도달했다. 행운의 2루타를 만든 것이다.
전병우는 좌측 방면 끝내기 2루타를 때리며 키움의 4대3 승리를 완성했다.
만약 푸이그가 뜬공 타구에 실망하고 끝까지 주루를 이어가지 않았다면 경기는 더 길어졌을지도 모른다.
푸이그가 기록한 이날 유일한 안타이자 시즌 첫 장타는 결승 득점으로 이어졌다. 그는 4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푸이그는 지난 2일 개막전에서 2타수 1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개막 2연전 성적표는 타율 0.333(6타수 2안타), 1득점, 3볼넷으로 준수하다.
푸이그는 첫 2경기에서 인상적인 타격 장면을 남기지는 못했다. 새로운 리그 적응, 스트라이크존 확대 등을 감안했을 때 오히려 볼넷 3개를 골라냈다는 점이 키움의 희망을 더 키우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실력이 검증된 선수에게 선구안이 뒷받침된다면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