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초대 총리에 한덕수 지명…호남 출신으로 진보정권 경제 관료 역임
윤 당선인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소재 인수위윈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국무총리 후보자 인선을 발표했다. 윤 당선인과 한 후보자는 함께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직후 각각 지명 배경과 소회를 밝혔다. 이후 윤 당선인과 한 후보자는 상당 시간을 할애해 각각 차례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진행하기도 했다.전날 저녁 비공개 회동을 했던 윤 당선인과 한 후보자는 모두 '책임총리제' 시행에 긍정적인 뜻을 보이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차관 인사까진 생각하지 않았지만 결국 함께 일할 사람들을 선발하는 문제는 (각 부처) 장관의 의견을 가장 중시할 생각"이라고 했고, 한 후보자 역시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이 말씀하신 것은 장관 또는 총리를 포함해 그분들이 제대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권한과 책임을 같이 줘야 되는 것"이라고 동조했다.
인준 노린 '경제·친노·호남' 한덕수…송곳 검증 예고한 민주당
윤 당선인 측에선 '한덕수 초대 총리'라는 최선의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하지만, 관건은 역시 국회 인준이다. 헌법상 국무총리 직은 국회의원 재적 과반에 출석 과반 동의를 얻어 인준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사실상 172석에 달하는 거대 다수당인 민주당의 손에 윤석열 정부의 초대 총리 인준 여부가 달려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윤 당선인 내부에선 애초 민주당 측으로부터 가장 많은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는 인사를 물색, 최종적으로 한 후보자를 낙점했다는 후문이다. DJ 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과 대통령 경제수석을, 노무현 정부에선 경제부총리와 국무총리 등을 지낸 데다 전북 전주 출신이란 점도 민주당이 쉽사리 거부하기 힘든 카드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같은 기류 속에서 민주당은 깐깐한 검증을 예고했다. 민주당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리 후보자의 화려한 경력이 문제가 아니라, 실제 현재 대한민국의 난제와 전환기적인 숙제를 제대로 풀 수 있는 역량이나 자질, 리더십을 갖고 있는지 꼼꼼하게 따져볼 것"이라며 "호남 출신이다 또는 과거 민주당 정부에서 일을 하신 분이다 등 이런 건 전혀 고려 요소가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윤 당선인 측이 '인준 통과' 가능성을 노리고 맞춤형 인사로 한 후보자를 내세운 부분을 두고 오히려 '총리 자질'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겠다며 반격한 것으로 읽힌다.
박 원내대표는 다만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고 자질이 충분하다면 길게 끌 문제가 아니다"라며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거나 없는 일을 만들어낼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밝혔다.
출신지역이나 과거의 인연 등에도 불구하고 '송곳검증'을 선언하면서도 '무리수'를 두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