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사상 처음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할 시나리오가 갖춰졌다.
프로배구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이 KB손해보험과 플레이오프(PO)를 앞두고 "선수들을 믿는다"면서 소감을 밝혔다.
한전은 3일 오후 7시 경기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KB손보와 도드람 2021-2022 V-리그 포스트시즌 PO 원정 경기를 치른다.
4위로 준PO를 거쳤고 상대 홈에 왔지만 오히려 분위기는 한전이 좋다. 이번 시즌 KB손보와 상대전적은 5승 1패로 앞선다.
특히 이번 시즌 V-리그의 마지막 경기이자 한전의 준PO 진출을 결정했던 6라운드 원정 맞대결도 세트 스코어 3 대 1로 이겼다. 여기에 정규시즌 6전 전패였던 우리카드를 준PO에서 꺾은 만큼 선수들의 기세도 매섭다.
만약 한전이 KB손보를 꺾고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 우승까지 차지한다면 역대 V-리그에서 단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4위팀의 우승이 실현된다.
장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정규리그는 KB손보에 강했지만 큰 경기에 단판이라 승패를 가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얼마만큼 긴장감을 풀고 신나게 하느냐에 승패가 좌우될 것"이라며 "선수들을 믿는다"고 전했다.
관건은 역시 체력이다. 지난달 30일 KB손보전, 1일 우리카드 전 등 이틀 간격으로 2경기를 치렀다. 다시 이틀 만에 경기에 나서는 한전이 얼마만큼 체력을 회복했는지에 따라 경기 결과가 달라진다.
팀의 준PO 승리를 이끌었던 한전 라이트 박철우(37)의 몸도 가볍다.
박철우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치열한 승점 싸움 때문이) 6라운드 내내 살얼음판 경기를 하고 있고 코로나19 이후 쉬는 시간 없이 해왔다"면서도 "선수들도 피곤할 수 있는데 피곤함은 변명인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나이는 어떻게 보면 숫자에 불과할 부분이고 오로지 배구 선수로서 한전 대 KB손보로 붙는 것이다. 오로지 그것만 보고 선수들이 변명 없이 경기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처럼 8일 동안 4경기를 치러본 적이 있는지에 대해 박철우는 "2009-2010 챔피언 결정전에서 7차전까지 해본 적이 있다"면서 여유를 보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장 감독은 박철우를 향해 "지금 제3의 전성기다"면서 웃어 보였다.
박철우는 "선수들이 힘들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상하게 몸이 가벼워지고 정신력도 강해지는 모습이다"며 "오늘도 좋은 모습 보여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